출처 : 인재경영 2013년 12월호
Deep Change or Slow Death
2013 - 신정부 출범 및 지속적인 저성장과 구조 조정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2013년 경제성장률을 2.8%로 보았다. 작년에 이은 2%대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 해였고 또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한 해였다. 새 정부 들어서면서 공약으로 제시되었던 경제민주화가 언론을 한동안 지배하였다. 또, 웅진 그룹과 STX 그룹이 해체되었고 연말에는 동양그룹이 해체위기에 다다랐다. 실업률은 2012년 3.2%, 2013년 3.3%에서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10대 그룹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과 대비하여 각각 4%,9%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고 연말까지 추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출 중심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제외하면 숫자는 더욱 나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업종을 제외하면 임금인상률은 3-4% 였고, 노동법 등의 환경이 특히 변화된 사항은 없는 한 해였다. 2013년 국내 인사관리를 외연하는 경제 환경을 요약하면 저성장이 유지되면서 지속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용상황은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보인다.
저 성장하에서의 인사관리
대기업을 보면 비용으로서의 인건비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 한 해였다고 보여진다. 기업의 이익 창출 여력이 장기적으로 불확실하고, 정년 연장 및 비정규직 이슈 등 정부의 고용정책에 대한 대응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인건비 상승부담이 뚜렷하게 예측되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였다. 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인력계획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기업이 늘었고, 인사제도 또한 성과와 연계되는 보상구조를 재설계하는 등 다양한 시도와 고민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익이 제한적 상황에서 경쟁사 혹은 신생기업으로의 인력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고민을 하는 어떤 기업은, 보상구조를 핵심인력의 유출 방지에 맞추어 재편하고 보상수준 관리도 핵심인력과 일반인력을 구분하여 보상정책을 유연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내부 형평성보다는 인력 유지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두었다.
기업 지배권 변경 혹은 리더십 변화로 인한 구조조정 하에서의 인사관리에 대한 고민이 많이 증가하였다. 그룹이 해체되어 회사와 사업이 분리될 때 사업의 유지와 성장을 위한 인사관리 방안을 마련한 기업이 상당 수 존재하였다. 기존 조직가치와 새로운 조직가치는 어떻게 구성원에게 인식시켜야 하는가, 새로운 가치에 따른 제도 및 리더십의 기준과 원칙은 무엇인가, 등에 대한 상위 수준의 정리와 이익창출이라는 전제 하에서 비용으로서의 인건비는 어떻게 통제되어야 하는가가 주요한 과제였고 중기적인 관점에서 정리하여 실행하는 조직이 다수 있었다. 또한, 2세 경영이 활성화된 기업 등에서도 이와 유사한 노력이 발견되었는데 기존 사업인력 및 조직과 신규 사업 인력 및 조직과의 갈등이 노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세대 차이에 대한 관리 방안이면서 성과에의 공헌 크기와 내용 및 방법에 따른 경험과 인식의 차이를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한 기업은 그룹이 해체되어 사모펀드의 관리하에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주주의 입장에서 우수인력을 유지하고 기존의 가치체계를 새로운 가치로 바꾸되, 성과는 유지하거나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구성원의 정서관리와 더불어 기존 임원을 대표로 하여 그간의 관리이슈를 해소하는 차원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가 기다려지고 있다.
동시에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와 조직활성화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채용이 줄어들고 인건비 상승이 제한되며 조직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구성원들의 조직 만족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다. 조직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전사 혹은 팀 단위의 활성화 프로그램들을 고민한 회사들이 증가하였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교육기능과 조직 및 리더십 진단 기능을 통합한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단위 조직과 책임자의 리더십을 설문 혹은 인터뷰를 통하여 측정하고 전체와 비교하거나 외부 기준 혹은 전년도와 비교하여 문제점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통합적인 방법을 채용하는 것이다. 특정 영역의 문제는 교육을 개입방법으로 정하여 개선하고 구조적인 이슈는 프로세스 및 업무재설계의 방법, 혹은 리더십의 제고를 위한 코칭 및 훈련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성 관리 측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나의 성과창출 단위 내에서 존재하는 다양성의 요소가 무엇이며 갈등을 관리하고 긍정적인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연구들이 있었다.
채용 및 인력운영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도 증가하고 있다. 대졸 취업난이 증가함에 따라 지원자의 준비과정이 길어지고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른 바 스펙과 조직에서 원하는 인력이 과연 정합성이 있는가에 대한 연관성은 명확해 보이지 않고 있다. 또 과도한 채용비용의 증가와 우수한 인력의 유지를 위한 관리 방안도 큰 고민거리이다. 한 대기업의 경우에는 인적성 검사의 전면적인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는 다른 기업으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채용과정의 재설계와 채용 효과성 검증을 위한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다양성 차원과도 맞물려 있는 영역이기도 하면서 전면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영역 중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인력운영 차원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관리방안도 중요한 고민의 영역이었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응은 하여야 하나 사업과 시장의 특성에 맞추어 성과는 유지하여야 하며 동시에 불법운영을 회피하면서 비용관리를 여하히 할 것인가가 대응방향의 주요 내용이었다.
인사관리의 시각에서 보는 2013년은 성과주의가 좀 더 심화되고 사업의 성과에 직접적인 연결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던 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직단위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노력으로 인사관리의 전 영역이 대응하여 움직인 한 해였고 이는 앞으로 더욱 뚜렷하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의 성과와 직접 연계된 성과주의 제도와 운영의 한 해였다.
2014년-Deep Change or Slow Death
OECD는 2014년 한국의 성장률을 4%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의 한 연구원도 3%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MF는 유럽이 내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였으나 중국은 최근 폐막된 18기 3중전회에서 성장률 목표를 예상보다0.5% 하락한 7%로 설정한 것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등은 우려할 만한 사항이지만 전체적으로 내년 경제는 2013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관련 지표도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올해보다는 나아지지만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완만한 성장으로 예측되어 올해와 경제 환경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내년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고 새 정부 2년 차를 맞는 해로 법규나 정치적인 사항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었는데 중도와 실리를 중시하는 후보자들이 강성후보들을 제치고 우위를 차지하였다. 내년도 노동환경에 일정한 울림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환경 내에서 개별 조직의 변화를 꾀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IMF 이후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Quinn의 ‘Deep Change or Slow Death’의 교훈을 적용하여야 할 것이다. 개별 조직의 상황과 여건에 적합한 인사관리 제도와 관행을 검토하여야 한다. 때마침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조직이 몰락해 가는 한 원인으로 지목했던 평가등급 강제 배분 시스템인 ‘stack ranking’을 폐지한다고 발표하였다. 11월 12일 직원에게 공유된 내용에 따르면, 매니저가 팀원을 평가할 때 상-중-하 등급을 일정한 비율로 할당하던 시스템 때문에 직원들이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대신에 동료와 무한 경쟁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폐해를 없애기 위하여 성과관리 시스템을 개편하였고, 하나의 조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직원 및 부서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보상구조를 개선하는 인사관리제도 뿐 아니라 조직구조의 변화도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또한,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년간의 조사와 연구를 기반으로 했다고 한다. 흔히 알고 있는 상대평가와 서열화 이슈에 대해 근원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 중의 하나가 큰 전환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사철학과 제도가 사업 성패에 직접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업 성과를 레버리지하기 위하여 인사철학의 근본에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Deep Change이다. 마치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이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펀드매니저의 단기 성과급제도를 지적한 것과 같으며 미국 정부 차원에서 고위 임원의 연봉결정 방식과 성과급제도에 대한 개선을 시도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모든 경영자와 인사담당자들이 이러한 고민을 집중적으로 해야 할 2014년이 될 것이다. 기본 인사철학의 검증을 시작으로 채용은 적절한지에서부터 퇴직관리에 이르는 인사관리의 제 영역을 재검토하고 구성원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부서의 운영과 투자는 적절한 지 분석하여야 할 것이다. 노무부서는 상시적인 모니터링으로 원만한 노사관계의 구축과 장단기 인건비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깊은 변화가 없으면 천천히 몰락하는 시기에서의 인사관리가 더욱 중요해 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오 승 훈 인싸이트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