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인재경영 2009년 8월호
Training+Development Review
새로운 소프트웨어 제품을 개발하고 나서 1년이나 지난 후에 사용설명서를 배포한적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답변하는 경우는 아마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일들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Global 인력을 위한 지원과 교육은 때늦은 경우가 많아 보인다.
‘Global 인력을 위한 교육의 역할’이라는 ASTD의 한 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을 전 세계적으로 배치하기에 앞서 35%의 기업들만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Global 오퍼레이션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지식 및 스킬 교육을 실시했고 25%의 기업들만이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차이를 다루었다고 한다. 따라서 단지 28%의 기업들만이 Global 오퍼레이션 교육이 성공적이었다고 느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Global 인력을 위한 교육은 Global 제품 개발, 아웃소싱 등 여러 가지 Global 활동과 동시에 추진되고 있지만 이렇듯 50%가 넘는 실패 확률을 보여주고 있다. 초기의 Globalization 노력에 따라 기업들이 얻은 중요한 교훈은 ‘처음에 올바르게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점이다. 그렇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은 이윤뿐만 아니라 명성, 관계 구축에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이 점은 Global하게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이러닝에 있어서 반드시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이러닝은 다양한 컨텐츠와 낮은 비용, 그리고 파급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어 분산된 Global 인력들을 효율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전례 없이 많은 Global 인력들이 서로 다른 문화나 국가 출신인 경우, 그리고 적어도 10개 혹은 그 이상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인력들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과연 이러닝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효과적인 이러닝이 이루어 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화적 분석이 필수적이다.
문화적 접근
국가나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 학습자가 동일한 수준의 학습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Global 접근이 필요하다. 언어, 가치 그리고 종교 등은 분명히 학습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닝 프로그램은 이것을 개발하는 담당자들이 속한 문화적 배경의 특성이 자연스럽게 반영되기 때문에 다른 문화에 속한 학습자들은 본질적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즉, 이러닝 프로그램은 특정 문화의 가치와 선호를 이미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어 문제발생의 소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Global 인력 교육의 사례 및 문화적 접근을 통한 해결방안을 몇 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Translation
직원들의 상당 수가 인도와 UAE 출신으로 구성된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회사 사례이다. 이 회사는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기존 화면과 새로운 화면을 비교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1시간 정도의 온라인 과정을 구성하고 직원들을 교육시켰다. 그 결과 대부분의 직원들이 온라인 코스를 수료하였으나 자국 출신이 아닌 경우에는 25%나 시간이 더 걸린 후 코스를 수료할 수 있었다.
이 온라인 과정의 컨텐츠는 저 맥락의 명확한 표현을 사용해서 잘 구성되었다. 또한 사양이 낮은 웹 환경 하에서도 원활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 설계되었다. 학습자들 또한 컨텐츠에 대해 선험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IT 기업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닝과 미국식 방법에 친숙했다.
하지만 온라인 과정 개발자는 번역의 노력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 과정은 몇몇 관용구와 회화체 같은 어려운 영어 문법이 포함되어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비서구인들은 이해에 많은 어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인도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불쾌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손 모양의 Okay 싸인이 학습 섹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경우에 나타나기도 했다.
번역에 있어서의 문화적 접근은 학습자들이 언어적 뉘앙스를 이해하게 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학습자로 하여금 의미를 수용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주기 위해 심플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글로벌화된 영어를 예로 들자면 간결한 언어를 사용하고 ‘MAKE UP’이나 ‘GO OVER’와 같은 전치사로 끝나는 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Localization
Localization에는 아이콘, 심벌, 제스처, 색깔의 선호, 금기사항 등이 포함되며 서로 다른 문화에 있어 시각과 의미의 차이점 해결과 관련이 있다.
직원들의 교육과 출장 등의 예산 삭감에 직면한 한 미국 기업이 온라인 재무 과정을 개발하였고브라질 출신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몇 개월 뒤에 학습자들은 과정을 수료하지 못했을 뿐더러 그들의 업무상에서 재무 개념을 올바르게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라는 학습 주제와 관련해서 컨텐츠는 저 맥락의 표현으로 잘 구성되었다. 또한, 학습을 위한 온라인 접근이 용이하고 업데이트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문화적 차이와 교육의 접근 방법이 개발과정에서 간과되었다. 과정 개발자는 이 과정을 너무 미국식 형태로 디자인 하였고 학습자들의 재무적 경험을 일방적으로 가정하였다. 예를 들어,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습 내용으로 브라질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미국 부동산 산업에서 발생한 예로 구성된 문제 해결책을 제시 하였다. 또한, 학습자들에게 의미가 없는 보험 중개사와 브랜드 이름 등의 미국인의 아이콘을 포함하였다. 포르투갈과 아프리카를 계승하는 것을 자랑이라고 여기는 브라질 사람을 ‘라틴 아메리칸’이라고 지칭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장 큰 실패는 문화적 차이에 기인하였다.
첫째, 브라질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파트너와 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상호 신뢰를 형성하기 위하여 믿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그러한 과정이 없이 즉시 거래 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 경우 이러닝 과정을 사용함으로써 미국인들과 브라질인들 사이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단절시켰다.
둘째, 브라질 비즈니스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기록에서 숨겨지는 돈이나 자산을 관리하는 별도 장부를 사용하고 있다. 기업의 재무에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브라질의 특수한 관습을 이러닝 과정에서는 시나리오로 다루지 못했다.
학습자에게 친숙하지 않은 성명, 관계없는 예시들은 발견된다면 쉽게 수정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정 개발자들은 관계 형성과 비즈니스 관습의 중요성을 간과했다. 두 요소는 학습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공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Modularization
학습하는 내용은 같으면서도 미디어, 오프라인 수업 등 다양한 학습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문화적 선호도가 각기 다른 학습자들에 적합한 학습방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한 기업은 학습자들이 그들의 경험에 기반한 문제 해결을 선호한다는 가정 하에 한국인 관리자들을 위한 학습 과정을 개발하게 되었다. 학습자들은 회사의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과정을 수강할 수 있었다. 학습자들 모두가 필요에 의해 그 과정을 수강했으나, 막상 미국인 매니저가 방문하여 그들이 배운 것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 과정은 관리자들이 매월 모여 경영자들과 정식 미팅을 갖고 문제들을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해결 모델은 한국인 학습자들의 사고방식, 기업문화와 강하게 대조되었다. 한국인들은 그 문제 해결 모델의 개방적이고 직접적인 접근 방식에 맞지 않았다. 반대로 한국인들은 팀의 조화를 지키려 노력하고 직원들과 경영자들의 체면을 지키려 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경영자들이 창피를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불평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 사회의 계급 구조는 하위 레벨의 직원들이 그들의 상사들에 맞서거나 도전하지 못하게 한다.
회사는 서양식 학습 이론 기법에 기반한 기성 코스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론은 미국 직원들에게만 효과가 있었다. 문화적 분석이 선행되었다면 한국인 학습자들이 미국식 문제들을 풀어내도록 교육시키는 데서 오는 여러 문화적 장벽이 드러났을 것이다. 나서지 않고 익명으로 접근하는 성향이 있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요구에 맞추어 사내의 문제들을 노출시키고 창의적인 해법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회사가 다른 형태의 학습방식을 고안했다면, 적은 비용으로 문화적인 면을 충족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설문을 실시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Organization
조직화는 타겟으로 하는 문화에 속해있는 학습자의 완전한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한 회사는 중국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이루는 것에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양 쪽 임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리더십 교육 과정을 개발하였다. 교육 과정은 대화형이고 다양한 학습 모드로 구성된 미디어로 이루어졌고 과정 개발 시 리더십 스킬에 관한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컨텐츠가 구성되었다.
회사는 우선적으로 임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고 학습자들은 비교적 그 코스를 잘 받아들였으며, 모두가 코스를 끝까지 수료하였다.
코스를 이수하고 나서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교육 과정이 매우 훌륭하다고 피드백을 했다. 하지만 과거 미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진 중국 임원은 그의 동료들이 과정에서 제시한 방법을 그대로 활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원리는 같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실행하는 방법은 다르다’고 그는 말했다.
리더십은 학습되는 것일까 혹은 타고나는 것일까? 역할, 지위 혹은 급여와 동등해야 하는가? 이러한 리더십 개념은 협상스킬, 갈등관리와 마찬가지로 과정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가치가 내재되게 된다. 중국에서는 집단주의를 강조하기 때문에 직원들과의 관계(꽌시)를 관리하는 능력이 다른 어떤 리더십 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 과연 리더십 교육 과정이 목적에 맞게 설계되었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사례에서 두 집단의 구성원들은 리더십을 전혀 다르게 정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각 집단에 적합한 독특하고 차별화된 훈련방법이 요구되며 특히, 중국 문화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새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편 두 문화를 모두 경험한 중국 임원이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두 가지 문화를 모두 경험한 사람의 경우 문화 분석과정에서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에 대해서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문화의 차이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찾아 낼 수 있고, 설명 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으며,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안할 수도 있다.
문화적 분석
문화적 분석을 할 때에 반드시 해당 지역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는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의 성격과 제안된 이러닝 코스를 비교하고 대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 적응 프로세스 모델은 어떤 방법으로 문화적 차이를 조사하고 제안된 방법을 테스트 할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문화 적응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찾아 낼 것인지, 그리고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의 선호와 니즈에 따라 코스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문화 적응 프로세스는 솔루션을 가장 최신의 것으로 유지시켜주고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로부터 피드백을 유도 할 수 있으며 학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만 채택되게 할 수 있다.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
학습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다음 몇 가지의 정보가 컨텐츠와 학습 방식의 구성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첫째, 문화적 노출 정도, 동기부여 요인, 기술에 관한 선호 등 학습자의 환경조건
둘째, 개인주의 혹은 집단주의와 같이 어떤 문화적 차원이 강조되는지 여부
셋째, 학습자의 직업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
이러닝 코스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교육 과정은 컨텐츠, 교수법, 사용하는 미디어의 종류를 적절히 수정, 보완해야 한다.
첫째, 컨텐츠 분석은 문화적 영향의 정도를 보여준다. 컴퓨터 과정은 문화적으로 중립적인 경향이 강하지만, 리더십 과정은 문화적 가치와 이데올로기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둘째, 교수법은 컨텐츠 구성과 관련해서 정교해 지는 경향이 있다.
셋째, 미디어 사용은 컨텐츠, 교수법과 비례해서 정교해 지는 경향이 있다.
솔루션
Translation, localization, modularization, organization 등 앞서 제시한 4가지 일반적인 솔루션은 교육과정의 정교함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방법은 서로 다른 방식과 서로 다른 수준으로 적용되어져야 한다. 문화적 분석의 최종 목표는 합리적인 수준의 비용으로 최대의 학습 성과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안된 솔루션 적용
솔루션을 테스트 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타겟 집단의 인터뷰, 설문조사, 관찰법 등이 있다. 테스팅 팀에는 해당 문화 경험자, 지역전문가, 웹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타겟으로 하는 학습자이다. 학습자들이 타당성을 확신하거나 증명하지 못한다면 제안된 솔루션은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결론
우리는 우리가 문화에 대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많은 기업들이 Global 인력의 교육을 위해 이러닝을 활용하려고 하지만 정작 프로그램의 성공이 문화적 차이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계적으로 분산 배치된 Global 인력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기업의 필수요건은 문화적 차이의 영향을 인지하고, 문화적 분석에 대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다. 문화적 분석을 하지 않거나 문화적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Globalization 노력에 대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Training+Development 2009년 4월호, Andrea Edmundson
Insightgroup 이사
이 영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