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

[주간동아] 직장 여성의 적(敵)은 여성?

2012.07.18

출처 : 주간동아 2006.10.24 제557호 발췌

여성 취업자 1000만 명 시대가 가까워 졌다. 10월 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여성 취업자는 966만 명. 특히 대졸이상(전문대 포함) 고학력 여성들의 취업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3년 61.49%에서 2006년 8월 64%로 높아졌다.
직장 여성이 크게 늘면서 기업 내 여직원들 간의 갈등 문제가 새로운 '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료 여직원들 사이, 그리고 여자 선후배 사이의 사내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 9월 취업포털 사이트 커리어가 여성 직장인 14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86.5%)이 '직장 내 여성의 적은 여성' 이라는 말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컨설팅 업체 인싸이트 그룹의 오승훈 대표는 "과거에는 공장 여직원 사이의 갈등 해소방안에 대한 의뢰가 대부분이었는데, 5년 전 부터는 대졸 여직원 사이의 갈등 해소방안에 대한 기업들의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싸이트 그룹이 서울 소재 기업에서 일하는 대졸 여성 2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여자 대 여자 갈등의 실체를 짐작케 한다.(표 참조)
직장 여성들은 여자 상사는 워커홀릭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여자이지만 여자상사보다는 남자 상사와 일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부하직원의 경우에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편하다고 한다. 여자 상사가 남자 부하직원보다 여자 부하직원에게 좀 더 까다롭게 구는 경우가 많다고 느끼는 여성도 상당수다.

직장 여성간의 갈등은 많은 부분 경쟁의식에서 비롯된다. 여전히 여성에게 '친절하지 않은' 직장 내 분위기 탓에 여성은 다른 여성을 경쟁상대로 의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줌마선배' 노쳐녀 상사' 또한 직장 여성들의 기피 대상이다. 아줌마 선배는 가정사를 핑계로 일을 후배에게 미루고, 노처녀 상사는 퇴근 눈치를 주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감정적으로 예민하다는 특성은 여직원들 간 갈등의 한 원인이다. 아데코 한국지사장 등 지난 16년간 헤드헌터로 활약해온 인터링크서치 최정아 대표는 "여성들은 업무상 만난 사이라도 인간적으로 통하지 않거나 감정적으로 싫다는 느낌이 들면 그런 감정이 업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한다. 한편 오승훈 대표는 "여직원 간 갈등을 여성의 특성 때문이라고만 보는 것은 오해"라며 "아직까지는 직장내에서 여성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남성에 비해 적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여직원 간 갈등의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주변부서'에 근무하는 여자 선배가 '핵심부서'에 근무하는 여자 후배를 깎아내리거나 질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 이는 여성의 경우 부서이동, 직무변경의 기회가 남성보다 적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표는 직장 내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것 △해결되지 않는 것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구분한 뒤 "호불호(好不好)의 감정은 해결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덤덤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도저히 함께 근무할 수 없을 정도라면 사표를 쓰게 할 것이 아니라, 인사책임자가 다른 부서에 금누하게 하는 등 조정을 애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