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

[인재경영] Global Report - 주 40시간 근무제도의 새로운 변화

2017.08.01

주 40시간 근무제도의 새로운 변화

(출처 : 인재경영 2017년 7월호 ) 

 

 

 

2015년 6월, ‘Tower Paddle Board’의 설립자 Stephan Aarstol은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와 조직문화 사이에 단절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는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관련된 아웃도어 용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정작 직원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하루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이기로 결정하였다. 

 

 

역설적으로, 근무시간이 줄어들었을 때 회사의 성과는 더 높아졌다. 2016년 6월에 근무시간을 단축한 전년도 6월 대비 매출은 42% 증가했으며 그해 연말까지 9백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근무시간 조정의 상세 방안은 다음과 같다. 우선 공식적인 점심식사 시간을 없애 실질적인 근무시간의 순손실분은 2시간이다. 임금이나 고용 관계와 같은 기타 계약 사항, 업무 기한 등은 동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직원들은 일하는 시간을 좀 더 밀도 있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Aarstol은 직원들이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기 위한 대가로 일종의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근무시간 안에 일해야 한다’는 압박이 늘었고 스스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근무시간 단축은 가장 큰 동기유발 요인이었다.

 

 

사실 과로와 스트레스, 스트레스와 건강 및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근로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일하고 있다. 최근의 갤럽 설문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미국인의 경우 일주일에 47시간씩 일한다. 또한 응답자의 39%가 일주일에 50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Harris Interactive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업무량이나 책임은 증가하는 것에 비해 임금 상승은 정체되고 있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스트레스와 부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스탠퍼드 경영 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일에 관련된 불안과 스트레스로 인해 연간 12만 명 이상 사망하며, 직원의 건강 관리 비용으로 회사는 190억 달러의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일자리 나누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근무 방식이 확산되더라도 스트레스와 과로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과 Aarstol과 같은 경영자들은 ‘주 40시간 근무’라는 고착화된 모델에 대하여 우리 사회가 의문을 제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모든 회사, 직무, 근로자에 대해 단일 모델을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재고할 여지가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뿌리를 둔 미국식 표준 노동 시간은 오늘날 지식 기반 경제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Chris Bailey는 그의 저서『Productivity Project』에서 “비즈니스가 어떻게 형성되고 성장하는지 가늠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성취했는가에 의해서 측정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단순하지만, 뇌의 활동을 측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주 40시간 노동에 대한 혁명이 미국 노동 시장을 금세 바꿔버릴 가능성은 높지않지만, HR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적용해왔던 이 모델이 지금 시대에 정말로 적합하고 잘 작동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한다.



주 40시간 근무의 시작과 노동시간의 변화


1800년대 중반 미국에서 산업 혁명이 시작됐을 때, 노동자들은 하루에 9~10시간을 일하면서 운송 및 제조 부문 급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주말’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일자리는 넘쳐났고 노동력이 싸서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이 거의 없었다. 1924년 자동차 업계의 거물 Henry Ford는 여가 시간이 더 많아지면 직원들이 더 많은 자동차를 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당 40시간의 근로 제도를 시행했다. 다른 고용주들도 이를 따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8시간의 노동 스케줄이 탄생했다. 


1980년대 미국인들의 노동 시간은 40시간을 넘어서게 되었다. 월스트리트 붐이 일어났을 때, 은행가들은 매일 사무실에서 쉼 없이 보내면서 엄청난 급여를 가져갔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러한 라이프 스타일이나 보상 수준까지 따라갈 수는 없었으나, 노동 시간의 급속한 증가만큼은 널리 퍼지게 되었다.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회 엘리트들이 하고 있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 라고 작가 Brigid Schulte는 말했다.​ 


또한 21세기 첨단 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있어야 제2의 Facebook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경기 불황기에는 사람들은 바쁘게 보이지 않으면 곧 실업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달렸다. 동시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사무실과 연결될 수 있게 해주었고 기계 전원을 꺼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새로운 근무시간 형태의 발생

 

 

역사적 상황 외에는 사무실에 하루 종일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거나 문제를 더 창의적으로 해결한다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의 근무시간은 불필요한 회의에 참석하거나 일회성 이메일에 답하는 시간에 소모되곤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인 Workfront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6년 미국 근로자들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시간의 39%만 실제 일하는 데 사용했으며, 이는 1년 전 46%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Bailey는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서, 고용주가 훌륭한 성과를 원한다면 직원들이 5~6시간의 근무 후에는 생각을 덜하게 되고 창의력도 감소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밝혔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일주일에 40시간 미만의 작업은 생산성을 감소시킨다는 인식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Families and Work Institute’의 공동 창업자 Ellen Galinsky는 “파트타임 근로는 여전히 ‘실제 노동’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아마 아마존이 파트타임 근로를 어떤 방식으로 일반화하는지 관찰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6년 8월 아마존은 근로시간과 관련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직원들이 일주일에 30시간을 일하고 기존 보상의 75%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관리자들을 포함한 전체 부서가 짧아진 일정에 따라 운영되게 된다. 이 시범 프로그램은 보상 수준이 줄어들었다고 할지라도 주변 동료들이 모두 같은 시간 동안 근무를 하게 되면 근무시간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전제에 기반을 두어 시행되었다. 

 

 

긍정적인 결과는 많은 모방을 불러올 수 있다. 2016년 Deloitte Millennial Survey에 따르면 2020년까지 노동력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밀레니얼 세대는 회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 Work and Life Balance를 보상을 제외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 세대가 선호하는 근로시간을 충족시켜줘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용주들은 아직 40시간의 근무시간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CBIZ HR Services의 전무인 Claire Bissot는 “지금 시점에서 주 30시간 이내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게 되면 누군가가 다른 일을 더 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CBIZ는 약 35개의 중소기업에 HR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실제로 많은 소규모 조직에서는 재택근무 및 기타 유연근무제와 같은 근무 형태 옵션을 제공하는데 적극적이지 않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들이 요구 사항에 대해 점점 더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천천히 변화해 나가고 있다.

 

 

 

유럽의 사례

 

 

실제로 주당 근무시간을 단축한 미국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에서 말한 근무시간 관련 개념이 미국 전체에서 실행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채택한 회사의 대부분은 기존의 조직 문화와 관행을 흔들지 않아도 되는 스타트업과 같은 작은 신생 기업이다. 그러나 유럽의 몇몇 기업들은 8시간 근무와 동일한 임금으로 6시간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관대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을 가진 스웨덴이 선두 주자다. 스웨덴의 많은 소규모 기업들, 심지어는 도시 전체가 6시간 근무제를 선택했다.

 

 

BBC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2월 스웨덴의 Gothenburg에 위치한 노인 요양원은 간호사 80명에 대해 8시간 근무제와 동일한 연봉을 지급하고 하루 6시간씩 주 30시간을 일하는 일종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 실험은 비슷한 직원 수를 보유하고 8시간 근무하는 요양원과 비교해보는 것이었는데, 2016년 4월에 발표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을 시작한 첫해에 생산성과 직원들 건강이 향상됨과 동시에 결근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있는 Marymount University에서 글로벌 인사 관리를 가르치는 Pramila Rao는 “근무시간을 축소하는 트렌드가 미국 밖에서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한다.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새로운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리더부터 직원까지 사고방식의 대대적인 변화를 필요로 한다. 많은 시간을 일하면 더​ 높은 급여와 더 나은 기회를 갖게 된다는 생각이 일반적인 미국에서 특히 그렇다. 미국 근로자들은 종종 휴가를 가는 것도 주저하는 경우가 있다. 실직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심지어 아프거나 부상을 당해 최적의 컨디션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마저 출근을 하고 있다.

 

 

 

근무시간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

 

 

미국 기업의 리더와 HR 담당자들은 근로자들이 좀 더 행복해지고 이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길 바라면서 표준 근로시간 모델을 조금씩 손보기 시작했다. 기존의 주 5일 40시간 근무제에 대한 새로운 실험들은 다음과 같다.

 

 

1. 금요일을 포기하는 것이다. 세계의 자연과 환경 보존을 위한 비정부기구인 WWF(World Wildlife Fund)의 직원 6,200명은 격주로 금요일마다 쉰다. 2주 동안 70시간을 일하면 되는데, 보통 9일간 연속으로 일하고 10일째 되는 날 쉬는 것을 택한다고 한다. WWF의 HR담당인 Valerie Blain-Smith에 따르면 직원들은 그러한 방식을 굉장히 선호한다고 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 외에도 이 방식은 환경보호에 대한 조직의 사명과도 일치한다. 통근을 위한 자동차 사용과 사무실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면 에너지도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2. 파트타임 근로제의 적용이다. WWF의 직원은 Full-Time 근로와 동일한 근로조건과 혜택을 받으면서 일주일에 21시간만 일할 수 있다.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시작한 Blain-Smith는 조직이 파트타임 근로 또한 중요하게 여기며 경력 상승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KPMG 또한 WWF와 동일하게 파트타임 직원에게도 온전한 보상과 함께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하고 있다. KPMG의 이사인 Barbara Wankoff에 따르면 회사의 파트너 중 많은 사람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으며, KPMG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회사에서 시행하는 Work and Life Balance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직원들이 어떠한 페널티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PMG의 직원들은 자신의 리더 및 팀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직원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부분들이 복잡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하에서는 회사가 대대적인 근무시간의 변화를 원하지는 않는다.

 

 

3. 근무 일정을 압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40시간만 충족시키면 주 5일보다 짧은 기간 동안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웹 개발 및 디자인 대행사인 Reusser Design에서는, 2013년에 회사 전체적으로 금요일도 휴무일로 정하고 주 40시간 4일 근무제를 실시한 적이 있다. 회사 설립자이자 회장인 Nate Reusser는 이런 방식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인재를 유인하고 그들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4년에 근무시간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이 발생하여 Reusser는 일주일에 5일 이상 일할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하였다. 그 후, 그는 14명의 각기 다른 직원의 스케줄을 고객의 일정과 맞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하나의 통일된 근무시간 제도를 다시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과 관련된 더 많은 사례와 측정지표들이 필요하다. 아직은 성급한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금요일을 휴일로 보내기 위해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일하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직원 친화적인 제도인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Aarstol은 Tower Paddle Boards의 새로운 주 25시간 근무제도를 변경할 계획이 없으며, 이 제도가 회사를 2014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한 500대 기업 명단에 오를 수 있도록 생산성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회사의 사례는 TV쇼에서도 소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다른 회사의 CEO들은 Aarstol에게 주 25시간만 일을 하면서 어떻게 회사를 성공시킬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러나 그의 답변을 듣고 나서는 “그건 내 사업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말한다. Aarstol은 회사의 특성이나 업무환경으로 인해 전형적인 근무시간의 관례를 깰 수 있다고 인정한다.그의 회사는 직원이 9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이고, 고객 중 누군가가 패들보드를 제때 받지 못한다고 해서 회사가 큰 타격을 받는 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srstol은 다른 기업들도 주 40시간 근무에 얽매일 필요는 없으며 노동 시간 단축에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식 노동의 시대에서는 생산성 도구를 이용하면 산업화 시대에 비해 직원 간 차이는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에 대한 필요성은 늘 절실하다. 직원들이 삶의 질을 높여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다면 기업의 생산성은 충분히 올라갈 것이며, 우수 인재 확보에도 유리한 수단이 될 것이다​.

 

 

 

 

◆ 출처

 

SHRM,​ February, 2017, "Is It Time to Kill The 40-Hour Workweek?," Theresa Agovino

 

 

 

 

 

인싸이트그룹

 

장수연 선임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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