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을 준비하는 HR 담당자의 자세
최고 경영자의 고민을 이해하자
요즘 조직의 최고 경영자들은 어떤 고민을 할까? 아마도 많은
경영자들이 미국 금리 인상, 중국 성장세 둔화, 유가 변동, 내수 감소라는 파도와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지를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고민 안에서 HR 관련되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인사담당자들의 첫 번째 자세이다.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순 있어도, 근본적인 인사의 역할은 최고 경영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그 의도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기술적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성과주의와 가치중심 인사의 균형을 잡자
현재를 관통하는 인사의 화두는 성과주의와 가치중심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성과주의가 조직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가치중심은 충분조건이다.
업적과 역량을 중심으로 단기성과에 의존하는 성과주의는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 조직의 기본 전제가 되어 있다. 승진과 보상의 주요한 근거로 업적과 역량을 활용하고, 고성과자에게는
적극적 보상을, 저성과자에게는 확실한 불이익을 주는 사고 체계를 전제로 하는 철학이다. 이를 근거로 인사와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게
내부 인사 운영 기준을 성과와 meritocracy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두드러진 현상들은 내부 경쟁 축소, 업적 대신 가치의 측정, 채용의 강조 등이다. 아직까지 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으나 주목할 만한 시도들이 많다. 특히, 내부 구성원 간의 협력과 기능 간의 통합이 사업의 핵심이 되는 조직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 서열화의 폐지와 절대평가를 통한 내부 경쟁축소와 협력 강조를 실천하고 있으며, 비록 내부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더라도 보상 차등화를 축소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는 기업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가치중심 인사는, 1) 조직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하여 평가나 승진 교육 등 인사 제도 구성
요소에 반영하고, 2) 조직 가치의 내재화 정도를 개인과 부서 수준에서 측정하고, 3) 측정된 가치 내재화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개선, 조직개발, 교육 등 다양한 개입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아직 일반화, 정형화되어 있지 않으나 뚜렷한 인사의 흐름으로 보인다.
가치중심 인사는 조직마다 가치가 다르고, 그 맥락적 내용 또한
더더욱 같지 않아 ‘성과주의 인사’처럼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즉, 조직 가치에 ‘열정’이나 ‘성장’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하면, 승진과 보상에는 어떻게 연결하여야 할 것인가, 노사
관계나 채용영역으로는 어떻게 전개해야 할 것인가에 있어 조직마다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한
회사는 채용에서만 활용하고 다른 회사는 평가의 공통역량으로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일한 가치를
표방하고 있는 회사들이 가치를 전개하는 영역과 깊이가 제 각각이다.
성과주의와의 균형은 더욱 쉽지 않다. 평가는 상대 평가를 통한
서열화를 하면서 평가항목에 협력이 포함되면 균형은 깨질 수밖에 없다. 성과주의와 가치중심 인사의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구성원은 혼란스럽거나 제도나 가치가 무력화 된다.
혼란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아래의 표를 활용해 보기를 권장한다. ‘가치
정렬 진단표’라는 것인데, 가치의 내용과 제도의 실질적 내용과의
정합성을 측정하여 개선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가치 정렬 진단표>
구분
|
채용
|
승진
|
평가
|
보상
|
육성
|
노사
|
가치 1 |
||||||
가치 2 |
||||||
가치 3 |
일단 각각의 가치와 각 제도의 실질적 내용과 운영을 비교하여 정합한 다음 그 정합된 내용이 잘 정렬되어
있으면 ++,+로, 역으로 정렬되어 있으면 --,-로, 무관하면 0을
기입하여 그 결과를 확인하면 된다. 가치는 쉽게 수정하거나 변경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제도와 운영을
가치에 맞게 수정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면 회사가 추구하는 일관되게 구성원에게 전달될 것이고 기존의
성과주의와 가치중심 인사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
구성원의 자기 인식을 증대 시키자
짐 콜린스는 그의 저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에서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기업 몰락의 첫 단계가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인데, 그 예로 자기
조직 역량을 과대평가하거나 잘못 평가하여 몰락의 길을 간 에임스와 자기의 능력과 한계를 정확하게 인식한 월마트를 대비하여 설명한다. 초기 성공에 대한 해석의 차이, 조직 역량에 대한 인식 차이가 두
회사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초기의 성공 혹은 지금까지의 성공을 설명하는 역량과 장래의 성공을 예측하게 하는 역량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결여되면 몰락의 길을 걷기 십상이다.
조직의 역량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기능과 역할을 인사담당자가 해야 한다. 현재
보유한 조직의 역량은 무엇이고, 현재의 수준 및 경쟁자와 비교한 강약점을 정기적으로 정리하고 경영층에게
보고해야 한다. 사업계획에 조직역량분석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직개편의
목적이 사업성과 극대화인데, 인사부서가 배치(Staffing)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하고 조직 역량 진단에 근거한 조직개편 그리고 인사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조직 역량은 영업, 생산 등의 기능단위의 역량일 수도 있고, 사업단위의 역량일 수도, 인적자원 총합의 역량일 수도 있다. 우리의 조직에 맞는 역량을 정의하여 지속적으로 점검, 보고해야 한다. 피터드러커의 저서 『매니지먼트』의 2장에는 우리의 사업을 정의하는
것이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고, 정의한 사업에 비추어 향후 어떤 모습으로 사업이 전개되어야 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결정하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있는 그대로의 우리의 역량에 대한 해석이 가장 기초적인
필요자료가 될 것이다.
연말이 되어 조직 개편 및 임원 승진, 퇴임 등의 임원 인사가
있을 때마다 기업 임원들에게 전화가 자주 온다. 늘 느끼는 것은 아주 명확한 성과의 차이가 아니고서는
자신의 승진 누락 및 퇴직 사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임원의 경우에는 특히나 그 직급까지 올라가면서 갖게
되는 자기 이미지와 연말에 받게 되는 부정적인 피드백의 불일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 영역에서 임원까지
올라오면서 이루었던 성취와 올해 받는 피드백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강점이 성장을 저해하는
경우(derailment)에도 본인은 수긍을 못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자기인식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제도와 운영의 여러 요소를 정렬하는 것이다. 중간리더의 경우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 조직 및 일상생활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가 굳어져 있으며, 대개의 경우 자신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부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갖고 있더라도 그 원인을 본인에게서 찾는 사람보다는 타인이나 환경에서 찾는 사람이 더 많다. 게다가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의 성공 이외의 다른 대안이 적은 사람의 경우에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고착화된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대한 피드백과 리더십 및 개인적인 특질에 대한 피드백을 지속하고, 조직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가 있다.
먼저, 연초부터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구조화해야
한다. 스티븐 로빈스는 “성과 평가를 할 때 최고의 놀라움은
놀라움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자가 되는 리더의 성과를
일 년 동안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성과의 좋고 나쁨을 알려주어야 한다. 가능하면 자의적으로 해석할 소지가
있는 고맥락 소통방식보다는 직설적인 저맥락 소통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로, 자기 이미지를 일치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는 정기적인 진단이나, 리더십 훈련을 위한 다양한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1년에 1회는
본인을 객관화해서 타인의 시각과 내 시각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시켜주고 그 차이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리더들은 특히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본인의 강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만나 본 상당수의 리더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어 깜짝 놀라곤 한다. 리더십 진단과 담당 조직의 문화를 진단해서 피드백해 주는 과정을 통해 납득시켜야 한다.
세 번째는, 조직 상황에 대한 솔직함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처럼 근거 없는 낙관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마주하게
하는 것이 상황에 대한 바람직한 자세이다. 승진이나 조직개편은 살아있는 생물을 다루는 것과 같다 언제
변할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날 수 있음을 리더들에게 잘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식·비공식적인 소통 경로를 통하여 조직의
환경을 알려주는 것, 이 또한 인사담당자의의 역할이다.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