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CEO 승계를 위한 HR의 역할
출처 : 인재경영 2016년 1월호
기업의 최고경영자 승계는 수년간 준비해 온 승계 계획을 통해 조직 내외부의 후보군에 대한 끊임없는 평가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루어지게 된다. 한 기업의 수장을 결정짓는 것은 보람된 일이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매우 힘든 일이며, 특히 HR은 적절한 승계안을 수립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CEO 승계 사례를 연구하고 실제로 그 과정에 여러 번 참여하기도
했던 미국의 Marcia J. Avedon은 많은 조직에서 경영승계 규정과 그것이 실현되는 방식 사이에서
단절이 발생하고 있음을 밝혔다. 예를 들어,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승계안의 수립과 실행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지만 간혹 중요한 단계에 온전히 관여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사회가 과도하게 개입하여 객관성을 저하시킬 수도 있고, 의사 결정권자들이 주변 이해관계자의 시선을 의식하여 후보자 역량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CEO를 선임하는 일은 조직 내에서 행해지는 많은 결정중 가장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절대 급하게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정확하고 신중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규모가 큰 기업의 CEO 5명 중 2명은 부임한지 18개월 안에 실패한다. CEO를 잘못 선택하면 회사의 재정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고 나아가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HR이 아무 잡음 없이 승계를 진행하여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은 사람이 가진 역량과 자질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늘날처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성장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이 업무에 몰입하도록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리더가 반드시 필요하다.
HR은 조직에 가장 적합한 CEO를
찾기 위해 후보자들의 지식과 역량을 면밀히 검증해야 하고, 또한 이사회와 오랜 기간에 걸쳐 신뢰를 쌓으며
관계 정립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CEO 승계는 교체시기에 임박하여 단숨에 해치워 버리는 일이 아니다. 또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은 승계 절차를 이사회와 현 CEO를
비롯한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HR이 검증을 통해 선택한 후보자와 이사회가 지목하는 후보자가 일치하지
않는 일 등이 발생하게 되면 신임 CEO는 조직 내 안착이 어려워진다.
승계의 연속성,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HR이 모든 과정이 조율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HR은
객관적이고 명확한 방법으로 승계 프로세스를 이끌어야 하며, 무엇보다 모든 과정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HR과 HR리더의 필요 역량
CEO 및 이사회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해 HR은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이를 잘 활용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HR은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가 무엇인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HR파트의 리더와 구성원들이 회사의 다양한 사업군에서의 경험이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HR의 투명성과 자율성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Aon Hewitt 뉴욕 지사의 파트너인 Lorraine Stomski는 HR은 CEO와 이사회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가 되어야하며, 필요한 것들이 적시에 올바르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과정에서 HR이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거나 위압적으로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HR은 떠나는 CEO의
정서적 관리 또한 신경 써야 한다. CEO가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경우일지라도 그동안 헌신했던 조직을
떠나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리고 조직 전체를 관리하고 통제해왔던 CEO의 관점에서보면, 후임을 선택하는 과정이나 후계자가 하게 될
일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HR은
물러나는 CEO에게 ‘이제는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를 재발견하고
투자해야 할 시간’ 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기업의 HR이 CEO 승계를
이끌 준비가 되어있거나, 그럴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HR은 지속적으로 조직이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수도 있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각기 다른 배경으로 인해 상호 간 소통에 장애를 겪을 수도 있다. 보통 이사회는 역량을 측정하고 그것을 일정한 Tool로 평가하는
일반적인 회사의 평가 제도에 익숙하지않다. 따라서 HR은
승계 후보자들의 평가 요소와 그에 대한 결과를 이사회에서도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함을 설득시키기 위해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HR이 경영 환경뿐만 아니라 조직의 사업 영역 전반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만 그들의 견해가 구성원과
이사회에 중요하게 고려될 것이다
능숙한 대인관계 기술은 큰 차이를 만들어 낸다. HR은 필요할 경우
후보자의 인지능력이나 인격에 대한 검증을 거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항상
명심해야 할 점은최종 결정이 HR의 몫은 아니라는 것이다. HR은
후보자에 대한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되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HR이 이사회와 신뢰를 형성하는 방법 중 하나는 CEO 승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에 관련된 사항들을 이사회와 공유하는 것이다. CHRO는 승계 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와 자주 소통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승계 계획 수립 시 고려할 사항
Darla Moore 비즈니스 스쿨의 리포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CEO 승계 플랜을 사전에 잘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회사가 그것을 잘 하고 있거나 계획에 따라최고의 후임자를 선택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리포트가 제시하는 승계 계획에 포함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 회사의 지향점 및 비전의 명확화
• 후보자의 핵심 역량과 자질에 대한 상세 Profile
• 내부 인재 Pool 목록과 개개인에 대한 육성 경로
• 벤치마킹 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외부 인재 Pool
• 차기 CEO로서 유망한 인재에 대한 멘토링 계획
그러나 모든 계획이 잘 만들어지기만 하고 담당자의 책상 서랍 속에서 잠자게 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실제로 적용하여 실효성을 테스트해야 한다. 또한
승계안 수립시 다음 세 가지 측면의 ‘Time Frame’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장 선임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둘째, 향후 5년 안에 예비 CEO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 5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안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1)
The Institute of Executive Development 및 The Rock Center for Corporate Governance at Stanford
University 발행
첫 번째 프레임은 때때로 간과되기 쉬운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Shuman에서 호텔 화재 사고로 새로 부임한 CEO와 몇몇 경영진들이
심각한 부상을 당한 실제 사례를 보면, 다소 극단적인 예시일지라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한
승계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CEO의 부재로 경영 공백이 생길경우 회사의 의사 결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HR은 조직의 니즈를 파악하여
CEO의 필요 역량으로 환원시켜야 하며, 이를 통해
‘CEO 직무 기술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CEO가
보유해야 할 역량을 확인하는 방법은, 경영진들과 함께 일을 하면서 회사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을
먼저 명확히 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임 CEO가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역량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 내부의 후보자가 승계하였다고 할지라도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상당히 긴 시간의 온보딩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승계 전반의 과정을 HR이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의 기간은 최소한 6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며, 월 단위로 프로그램을 세분화 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신임 CEO가 주주, 핵심 고객과 가까워지고 직원들과 친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HR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내부 후보자가 선택되면, 앞으로 수행하게 될 역할에 변화가 있음을
전달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더 이상 총괄 사장이
아니며,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 기존에
하던 운영 업무는 이제 다른 담당자가 하게 되며 당신의 변화된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라는 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선택되지 않은 내부 후보자들에게 결정된 사항을 통보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비록 전달하기 어렵고 다소 껄끄러운 메시지라고 할지라도, 그 사람이 조직 내에서 갖고 있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당신을 CEO로
선임할 수는 없으나 우리 조직은 당신을 필요로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또한 결정 사항을 공유하기 전에, 승계 과정에 연관된 사람들과 함께
어떤 방식으로 탈락한 후보자들을 머물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후보자들에게
다른 직책을 부여하거나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보상을 해줄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HR이 투명성을 확보하여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만 CEO 승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후보자들에게 CEO 승계가 이루어지기 몇 달 혹은 몇 년 전부터 정확한 평가에 기반한 피드백을 계속해 왔다면, 후보자 스스로가 자신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게 되고 그들에 대한 평가도 설득력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물론, HR의 역할은 CEO 승계가
결정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새로운 CEO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HR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잠재적 후보군을 파악하는 방법
2013년 South
Carolina 대학의 Darla Moore 비즈니스 스쿨에서 발간된 ‘The Role of CHROs in CEO Succession’에 따르면,
조직 내부의 잠재적인 CEO 후보군의 행동과 내재된 역량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리포트는 이러한 후보자들의 적절한 노출을 위해 HR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후보자들을 이사회 미팅에 참여시켜라.
단, 여러 명의 후보자들을 한꺼번에 같이 참여시켜서는안 된다. 이사회에서 후보자에 관해 되도록많은 것들을 파악할 수 있도록 후보자를 개별적으로 참석하게 해야 한다.
•
1:1 대면 기회를 만들어라.
식사 자리와 같은 기회를 통해 이사회와 후보자가 사적으로 교감할 필요도 있다.
• 현장 방문을 통해 관찰하라.
여러 사업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면 후보자들이 실제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 후보자의 대외적 노출 기회를 부여하라.
이사회와 핵심 고객 간 미팅에 후보자가 함께 동행할 기회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역량을 발휘할 기회 등 후보자를
다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CEO 승계안의 효과성 제고
2014년에 발간된 리포트 1)에서, 효과적인 승계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업들이 실패하기 쉽지만 꼭 밟아야 하는 단계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승계 가능한 후보자를 순서대로 파악하는 것
• 실행 가능한 CEO 승계 계획을 수립하는 것
• 단순히 위험을 최소화 하는 수준이 아닌 최고 인재를 발굴해 내는 것
• CEO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그에 부합하는 후보자를 찾는 것
• 승계 계획과 회사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연계시키는 것
성공적인 CEO 승계를 위한 5가지 원칙
좋은 승계 플랜은 연 단위를 기반으로 하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원칙하에 수립되어야 한다.
• 다양한 지식의 집중적인 공유
•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소통
• 승계 계획의 제도화
• 승계 계획의 조직 내 공유
• 이사회와의 관계 강화
◆ 출처
1) HR Magazine, Vol. 60 No. 9, “Making CEO’s Most Likely to Succeed”, By Steve Bates
2) Russell Reynolds Associates and Jack O’Kelley of Katzenbach Partners
인싸이트그룹
장수연 선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