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인재경영 2013년 3월호
많은 한국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지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파견 인력의 규모 또한 꾸준히 늘려 가는 중이다. 자연스럽게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보상 정책은 비용 지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을 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글로벌 보상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이에 관해 모건 크로스비(AIR-INC社 수석 매니저, 글로벌 모빌리티 전문업체)는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분류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본고에서 소개하는 실수 유형별 해결책을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기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금 더 나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Mistake 1. 모든 해외 파견 업무에 대한 동일한 보상 패키지 적용
해외지사에 대한 운영 노하우 및 기술의 전수, 직원 경력개발이나 해외 거점관리 등 해외 파견의 목적과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각각의 유형 별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득 또한 다르다. 해외 파견의 이해관계자로는 크게 a. 파견 인력 당사자, b. 해외지사 c. 전사(overall organization)로 분류할 수 있는데, 보상 패키지 설계 시, 파견 업무 자체의 목적과 종류는 물론 각각의 이해관계자가 파견 업무를 통해 얻는 이득도 고려해야 한다. 파견 업무의 목적과 이해관계자가 인식하는 가치에 대한 사전 분석 없이 모든 파견 인력에게 동일한 보상 패키지를 적용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이경우 비용 절감이 필요할 때 유연하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또한, 단순한 업무에 너무 많은 혜택을 주어 회사의 비용을 낭비하거나, 높은 난이도에 비해 적은 보상을 주게 되어 파견 인력에 대한 동기부여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 해결책 : 모든 해외 파견 업무가 회사에 동일한 가치를 주는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해외 파견 업무 유형별로 차별적인 보상 패키지를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 파견의 목적과 각각의 이해관계자들이 얻는 이익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유형별로 나누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파견 당사자가 인식하는 이익이 더 큰 파견 업무에는 조금 낮은 수준의 보상을 적용해도 되지만, 해외지사나 전사 수준에서 얻는 이익이 클 경우 보상의 수준을 조금 더 관대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Mistake 2. 비용 절감에 대한 잘못된 접근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담당 부서 역시 비용 절감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 별다른 고민 없이 회사에서 운영하는 모든 보상 패키지의 예산을 일괄적으로 삭감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러한 접근방법은 단기적인 비용 절감에는 매우 효과적이나,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다른 영역의 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거나 적합한 인력을 해외 파견 프로그램으로 유인하기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또한, 한정된 비용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림으로써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얻을 수 있었을 이익을 놓쳐버리게 한다. 비용 절감 문제는 비용 절감이라는 1차적 목표만을 가지고 접근하기보다, 오히려 보상 패키지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해결책 : 비용 절감 문제에 있어서의 핵심은 보상 패키지의 비용 대비 효과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 때도 첫 번째 해결책과 마찬가지로 해외 파견 업무의 목적과 파견 인력의 유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경력개발이나 교육 등을 위해 하위 직급 인원을 파견하는 경우, 해당 직원은 해외 업무 경험을 개인의 성장에 있어 굉장히 좋은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의 보상 패키지를 제공하더라도 직원은 큰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적은 비용으로 이전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다. 이와는 반대로, 파견 당사자가 얻는 이득보다 회사나 현지 비즈니스가 얻는 이득이 큰 경우, 무조건적으로 비용을 삭감하기 보다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특히 하우징(Housing) 의 경우, 패키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비용 절감의 1차적 타깃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인데, 점점 많은 기업들이 저직급자들에게 제공하는 하우징 비용을 축소하고 나머지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비용 절감에 차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Mistake 3. 실제 지출 비용의 미확인
글로벌 보상 정책을 잘 수립하고 문서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을 실제로 실행에 옮겼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지켜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서류상으로는 괜찮아 보이는 비용 절감 계획이 실제로 실행되었을 때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보상 패키지의 비용과 효과를 검토할 때는, 계획 대비 실제 비용을 자세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검토 작업이 수반되지 않으면 기업에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비용이 지출될 가능성이 크다.
▲ 해결책 : 보상 패키지 내의 구성 요소를 모두 분류하여 각 요소 별로 실제 지출한 수준을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때, 패키지 내 각 구성요소들의 타 기업들 대비 수준을 파악하는 작업도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 예를 들어 시장 중위권 수준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반해, 실제로 지출하는 비용이 상위권 수준이라면 이는 보상 패키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요소 별 비용 검토의 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좋은 예는 역시 하우징 비용이다. 하우징 비용은 보상 패키지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항상 이 비용을 줄이고 싶어 하는데, 그래서 여러 기업들이 도입한 것이 바로 ‘Housing Sharing Scheme’였다. 이 제도의 골자는 배정된 하우징 예산 대비 실제 하우징 비용에서 차이가 발생하면 그 차액을 회사와 직원이 나눠 갖는다는 것이다. 주택 마련 비용을 덜 지출한 직원은 추가적인 현금을 얻을 수 있고, 기업은 그 차액을 받기 때문에 겉으로는 비용을 절감하는 좋은 방법처럼 보여졌지만, 실제 지출 비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비용 절감을 상쇄하는 것 이상으로 세금 증가분이 발생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처럼, 문서상으로는 나빠 보이지 않는 보상 패키지가 실제로는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게 만들 때가 있다. 보상 패키지의 각 요소별 실제 비용 지출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추가 비용 절감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Mistake 4. 일관된 글로벌 모빌리티 전략의 부재
보상 패키지를 설계할 때처럼, 각각의 파견 업무 유형별로 차별화된 접근 방법을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일관된 전략 없이글로벌 모빌리티를 추진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동일한 유형의 해외 파견 업무가 생길 때마다 같은 식의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짜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파견 인원의 선발과정에서 이러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동일한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경우에는 낮은 직급의 인원을 파견하다가도 다음 번에는 해당 업무에는 과분하게 높은 직급의 인원을 파견하기도 한다. 또는 단기간의 파견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장기간 파견을 보내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 경우 실제로 써야 할 비용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지출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전사 차원의 글로벌 모빌리티 전략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각 비즈니스 단위(사업부 또는 부문) 별로 독립된 접근 방식을 취하게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자칫 관리 비용의 과다한 지출, 해외 파견 인력에 대한 과다한 보상, 글로벌 보상 체계 자체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해결책 : 전사 차원에서 일관된 글로벌 모빌리티 전략을 세워야 하며, 특히 파견 인재를 선발하는 프로세스와 글로벌 인재 관리 시스템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인재 관리와 연계된 전략은 각각의 업무 유형별로 적합한 파견 인력을 선발하고 업무의 가치에 걸맞은 보상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해외 파견 업무가 발생될 때마다 새로운 전략을 짜느라 쓸데없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게 도와주어,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모빌리티 프로그램의 가치가 극대화되도록 도와준다.글로벌 보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관점의 Plan-Do-See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글로벌 인재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일관적인 전략의 설정(Plan), 업무 유형 및 이해관계자 분석을 통한 차별적인 보상 패키지 설계(Do), 그리고 패키지 내 요소 별 비용 대비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See)하는 체계를 확립하는 식으로 말이다. 특히 마지막 단계인 모니터링을 다소 간과하는 국내 기업들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할 경우 더 효율적으로 글로벌 보상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Managing Expatriates During Challenging Times”by Morgan Crosby, Senior Manager at AIR-INC, 2009
인싸이트그룹
송재훈 선임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