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

[인재경영] 팀장, 부서장의 성과관리 형태에 대한 두가지 관점 (연재1)

2012.07.18

출처 : 인재경영 2007년 12월호


부제: 팀장, 부서장의 성과관리 행태에 대한 두 가지 관점


“실제로 2000년에 입사했어도 인사 때문에 면담을 한적이 없다. 실제적으로는 얘기하기도 힘들고, 해봐야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지 않다.”
“승진을 앞둔 사람에게는 점수를 잘 주고, 아니면 손해를 보는 경향이 암암리에 있다. 고쳐야 하는 문제지만 내가 잘 받을 차례가 되는데 손해보기는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위의 내용은 필자가 인사 제도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기업들의 임직원 인터뷰 내용 중 평가제도에 대한 인식을 발췌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직 내 인사제도 중 미흡한 부분을 꼽으라면 평가제도는 반드시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평가’라고 하는 제도는 공정성과 합리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영역이며, 이는 인류가 언어를 사용한 시점부터 시작된 난제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활용되는 평가 역시 목표 설정과 보상의 인과관계를 잇는 핵심 고리로서 피평가자나 평가자 모두에게 있어 합리성이 최대 화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자도 때린 사람은 발 뻗고 잘 수 없다’는 속담이 있듯, 인과고리를 연결짓는 주체인 평가자들에게 ‘합리성’은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오히려 부하 직원들로부터는 평가권한을 남용한다(알아도 못한다)거나, 평가에 무관심하다(몰라서 안한다)는 평을 듣기 일수다. 물론 실제로 평가권을 임의로 활용하는 부적절한 평가자도 간혹 있으나, 대부분의 평가자들은 오히려 정확한 평가가 가능한 제도와 문화의 정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을 통한 필자의 판단이다. 현실은 비합리적인 제도와 문화의 악순환 중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끊을 수 있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알아도 못한다 – 평가 목적을 훼손하는 제도와 평가 역량의 한계>
1. 평가제도 – 1,2차 고과평가 체계
합리적인 평가를 저해하는 제도상의 한계라면 조직 및 산업 특성과 무관하게 국내 기업들이 일괄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MBO, BSC 등 여러 부분을 거론할 수 있으나, 본문에서는 평가자의 영역에 한정하여 1,2차 고과평가 체계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국내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평가 서식을 보면 대부분 평가자가 여러 명이다. 상급자, 차상급자가 있고 심지어는 차차상급자도 있다. 이는 1인에 의한 평가가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다 하여 어느 한 사람의 독단을 견제하려고 고안한 양식이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서구의 어떤 평가서를 보더라도 평가자에 따라 점수가 배정된 양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경우 더 나아가 2차 평가자가 1차 평가자의 평점을 수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하고 있다.
다음은 필자가 인사 제도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기업의 임직원 인터뷰 내용 중 일부이다. “고과에서 2차 평가를 시행하는 본부장, 담당 중역의 조정 작업은 사실 무의미하다. 본부장 레벨에서 일부 고과 점수를 반영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지만, 1차 평가 결과 자체를 다시 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개인별 업무 역량 및 업적의 포괄적 의미를 본부장님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평가자와 직접 일하는 대상은 부서장 아닌가.” 비단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의 1차 평가자들은 실무자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한 자신들의 평가 결과가 2차 평가자에 의해 수정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여기고 있다.
서구의 경우, 부하직원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은 직속상사 한 사람이다. 이 직속상사 한 사람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오래된 관리원칙의 하나이다. 즉 평가란 관리주기의 Plan-Do-See와 Feedback으로서 연쇄 작용의 한 부분인 것이다. 평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업무를 계획하고 수행하고 평가하는 것이 한 덩어리인 것이다. 이것을 주도하는 대상을 업무를 수행하는 본인과 직속상사로 국한할 때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인 순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인사권이 상급자에 집중되는 경향으로 인해 상급자와 차상급자에게 실무자의 평가 권한을 분배하고 있으나, 2차 평가자가 1차 평가자의 평점을 수정하는 것은 평가의 신뢰도 저하 및 조직의 위계질서를 고착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2. 평가 역량 – 평가자가 범하기 쉬운 오류
위와 같은 제도상의 문제와 함께 평가자들의 평가 역량이 미흡한 점이 평가를 ‘알아도 못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이다. 평가자들이 일반적으로 범하기 쉬운 오류는 다음과 같다.

①상동적 태도: 상동적 태도란 간단하게 말하면 선입견을 갖는 것이다. 즉, 소속된 집단의 특성에 근거하여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인은 개인주의적이고, 한국인은 매우 부지런하며, 흑인은 운동소질이 있다고 하는 것 등이다. 사회적 지각에서 기인한 것이나 실제 특성과 기대하는 특성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경시하는 태도이다.
②현혹효과(halo effect): 일명 후광효과 라고 부른다. 이는 강점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그 후광 효과로 인해 긍정적이지 않은 역량까지 더 위로 끌어올려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몇 가지 뛰어난 강점들 덕분에 긍정적이지 못한 몇 가지 역량들이 드러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③논리적오류: 논리적 오류(logical errors)는 "평가자가 평소 논리적인 사고에 얽매여 임의적으로 평가해 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각 평가항목간 논리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 비교적 높게 평가된 평가항목이 있으면 다른 항목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식이 많은 사람은 이해력도 많다"라고 평가한다거나, "영업실적이 높은 사람은 절충력이 강하다"라고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현혹효과가 피평가자 개인의 특성에 의한 평가상의 오류인데 반해, 논리적 오류는 평가자가 각 평가항목이 논리적으로 일치된다고 생각하는 데서 생기는 오류이다.
④대비오류: 대비오류(contrast error)는 "직무기준과 직무능력 요건에 나타난 절대기준이 아닌, 평가자 자신을 기준으로 두고 자신과 부하를 비교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직무기준(업무목표)과 직무능력 요건에 비추어 평가를 해야 하며, 평가자 훈련을 통해 판단기준을 통일하도록 해야한다.
⑤근접오류: 근접오류(proximity errors)는 "인사평가표상에서 근접하고 있는 평가요소의 평가결과 혹은 특정평가 시간내에서의 평가요소간의 평가결과가 유사하게 되는 경향"을 말한다. 시간적인 근접오류의 예로서는 능력평가를 하고 난 후에 곧바로 업적평가를 하게 되면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후에 평가하는 것보다 더 유사한 평가결과가 나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 즉, 시간적으로 근접헤 있으면 앞의 결과에 영향을 받기 쉽다는 것이다.
⑥관대화 경향: 고과자가 피고과자를 평가할 때 가급적 후하게 평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⑦가혹화 경향: 엄격화 경향이라고도 부르는데, 관대화 경향의 반대말로서, 고과자가 피고과자를 전반적으로 가혹하게 평가하여 평가결과의 분포가 평균이하로 편중되는 경향을 말하는 것이다.
⑧중심화 경향: 중심화 경향(central tendency)은 "피평가자들을 모두 중간점수로 평가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이 오류는 평가자가 잘 알지 못하는 평가차원을 평가하는 경우, 중간점수를 부여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안전하게 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지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범위의 제한은 평가연속체의 어떤 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즉, 관대한 지점, 엄격한 지점, 혹은 중간지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중심화는 범위의 제한을 의미하지만 범위의 제한이 중심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중심화 경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범위의 제한은 상당히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평가자들에게 있어 관대화 경향으로 인해 중간지점 이상의 제한된 범위에 평가점수가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몰라서 안한다 – 무관심 속에 자리잡은 연공서열과 인간관계>
이와 같이 평가의 본 목적과 취지에 어긋나는 평가 관행이 답습되다 보면 평가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가 조직 내에 자리잡게 되고, 이는 곧 평가제도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무관심의 자리에는 공정한 평가를 위한 기준 대신 연공서열이나 인간관계와 같은 불합리한 평가 문화가 뿌리를 내리게 된다.
①연공서열 의식: 연공서열이란 나이나 근속년수가 늘어남에 따라서 지위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 있어서의 인사관리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학연과 근속년수를 토대로 한 전형적인 연공서열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는 바로 전통적인 우리 나라의 윤리관 내지 가치관에 근거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 나라 기업에 있어서는 아직까지도 이와 같은 가치관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②인간관계 유지: 조직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 있기에 관계유지를 매우 중요시 여길 수 밖에 없다. 만약 A라는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서 A와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평가를 맡겼다고 가정하자. A의 평가를 맡은 사람들은 과연 정확하게 그 사람을 평가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하게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만약 내가 부정적인 평가를 한다면 피고과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그렇기 때문에 평가자의 역량 육성 및 평가 취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문화 조성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기업들의 고과 평가자들은 일종의 순환된 모순에 빠져있으며, 이는 합리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제도를) 알아도 (공정한 평가를) 못하고, (평가의 목적과 실효성을) 몰라서 (성심성의껏) 안하는’ 상황인 것이다.

<대안은>
합리적인 평가 체계를 정착하고 운영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제도의 개선과 함께 이루어져야할 부분은 평가자들의 평가 목적/제도 이해 및 역량 제고 측면이다. 평가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음의 네 가지 기본적인 원칙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평가자들의 이러한 개인적 노력과 더불어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평가자 관리/교육이 필수적이다. 경영관리 과정과 관행을 제대로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특히 1차 평가자인 팀장(부서장)을 중심으로 교육과 훈련을 효율적으로 강화하여야만 한다. 그와 더불어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이 합리적인 평가 체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참여하는 실천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 년에 걸쳐 이러한 Know-how를 전수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성과 관리의 선순환 고리를 정착시키는 지름길일 것이다.


Insightgroup 컨설턴트

구 병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