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재경영>은 기업의 HR 전반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개선 과제를 도출하는 ‘오승훈이 만난 人事’ 코너를 신설했다.
첫 주자로 자동화 설비 및 통합물류설비 분야 국내 최정상 기업 SFA와의 시간을 공유한다.
다음은 인싸이트그룹(인사컨설팅기업) 오승훈 대표와 SFA의 윤종환 인사팀장, 박환수 인사팀 수석부장과의 일문일답.
먼저, 간략히 SFA 소개를 해달라.
윤종환 팀장(이하 윤): SFA는 자동화 설비 및 통합물류설비 분야 국내 최정상 기업으로, 전신인 삼성항공(現 삼성테크원) 시절을 포함하여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국내외 공장 및 물류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DISPLAY 제조 장비, 물류 자동화 설비, 반도체 장비, SOLAR/FUEL CELL 장비 등을 생산하는 특수분야로 현재는 고객의 니즈에 맞는 Total Solution을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혁을 잠깐 소개한다면, 1998년 삼성테크윈의 자동화 사업본부에서 분리되어 종업원 지주회사로 10여 년간 운영되어 오다 2009년에 대주주가 변경되어 지금에 이른다.
대기업에서 분리되고 또 대주주까지 변경됐으면 구성원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다.
박환수 수석부장(이하 박):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아니다. 현재 인력이 670여 명인데 이 중 20% 가까이가 20년 이상 근속자다. 어느 기업보다 장기근속자가 많은 조직이다.
주요 사업과 실적을 말해달라.
박: 크게 물류 진단에서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일괄 물류시스템을 공급하는 물류시스템 사업부와 OLED, LCD 등의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Solar Cell 제조용 핵심장비를 국산화하는데 앞장서는 공정 장비사업부로 나뉘어 있다. 실적은 2020년 기준 1조 6천억원을 상회하고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10%를 웃돌고 있다. 참고로 2010년에 과감한 투자로 OLED 장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이 전환점이 되었다.
임직원의 보상 수준이 궁금하다.
윤: 회사의 실적과 이익 수준은 코스닥 최상위 수준으로, 이에 따라 직원 보상 수준도 코스닥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복리후생도 대기업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다.
독특한 회사로 보이는데 조직문화가 궁금하다.
윤: 확실한 보상을 근간으로 성과를 강조하는 성과주의 조직문화다. 인력 구성이 영업과 지원 직군 합쳐서 27%이고 나머지 73%가 기술과 연구 직군이다. 프로젝트의 결과를 명확히 측정하는 일을 선호하여 조직 및 개인에 대한 평가가 굉장히 조밀하게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성과를 객관화하고 수치화 가능한 업적 중심의 평가가 중요하게 여겨져 최우수 성과조직이나 개인에게는 차별적인 보상을 한다. 강도 높은 업무도 우리의 문화가 될 것 같은데, 업계에서는 이미 ‘빡 센 회사’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일을 확실히 배울 수 있는 회사임을 반증하는 표현으로, 실제 우리 회사 경력을 가지고 있으면 장비업계에서는 어디서든 인정과 환영을 받는다.
프로젝트로 조직이 운영되는 것도 조직문화에 영향을 줄 것 같다.
박: 그렇다. 프로젝트 조직과 기능식 조직을 절충한 매트릭스 조직이다. 구성원 개인은 원래의 종적 계열과 함께 횡적 또는 프로젝트 팀의 일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렇다 보니 구성원의 역량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성과가 낮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구조다. 또한, 모든 프로젝트가 저마다 성격이 달라 기술력과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즉, 과거의 프로젝트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프로젝트가 수행됨에 따라 즉, 경험 많은 선배에 대한 비중이 높아 도제식 조직문화도 자리한다.
대기업에서 분리되었다.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윤: 주지하다시피 대기업은 인프라가 구축되어 인력을 유인하고 유지하기가 수월하다. 즉, 특정 직무를 대신할 후보자를 내부 또는 외부에서 찾기가 어렵지 않은데 우리 같은 중견기업은 쉽지가 않다. 결국 필요한 인재를 외부에서 수혈하기보다는 내부에서 육성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한 구성원들에게 강도 높은 역량개발을 요구 하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확실하게 가져가는 것은 중견기업으로 어려움을 헤쳐가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다.
인사제도에 있어서도 변화가 상당했을 줄 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인사제도는 언제 구축됐는지, 특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윤: 지금의 SFA가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10년 전 도입한 성과주의 인사제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전에는 삼성의 인사제도를 적용하였는데, 독립된 뒤로는 중견기업에 맞는 기술 회사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었다. 과거 연공 중심의 인사 운영에서 벗어나 정교한 평가를 통한 승진 운영, 기본급과 성과급의 차별화를 취하고 있다.
직급이나 승진의 메커니즘을 말해달라.
박: 사원에서 부장에 이르는 다단계 직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구 직군의 경우 최근 직급단계 일부 축소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우수인력에 동기부여하고 저성과자에게 역량 개선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 를 주고자 아직까지는 다단계 직급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업무가 이루어지는 업의 특성상 수직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우리 기업에 더 맞다 판단하여 직급은 다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보상은 평가에 따른 차등화를 목표로 하고 있을 것 같다.
윤: 5단계의 평가등급에 따라 기본급 차등 인상이 매년 이루어지고 있고, 승격 가급도 적용하고 있다. PS는 조직 및 개인의 업적 평가 결과를 매트릭스 방식으로 적용하여 연간 기본 연봉의 최대 30~45%까지 지급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총 보상은 업계 최상위 수준으로, 코스닥 기업 상위 5위권이라 말할 수 있다.
기본급 운영 방식을 밴드를 사용하여 급여 구간별로 차등 인 상률을 적용하는 직무급 방식을 운영한다고 들었다.
박: 직급이 직무급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지는 않다. 제도 개선 당시 직무 분석을 하여 등급을 설계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정서와 잘 맞지 않다 판단되어 하이브리드(hybrid)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range spread는 50%로 상한과 하한을 두어서 임 금을 관리하고 있다. 인상 시에도 급여의 위치를 고려하여 인상률이 다르게 적용된다.
정교한 평가를 하고 있다 강조했는데.
윤: 조직 평가와 개인 평가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고, 개인의 최종 평가 등급은 조직평가 결과에 따라 배분이 다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조직 평가가 좋은 조직에 있는 구성원은 최상위와 상위의 개인평가 등급을 획득할 가능성이 더 많아지는 구조이다. 조직 평가 5 단계와 개인평가 5단계를 곱한 매트릭스로 운영되고 있어 등급이 다소 많은 편이다. 평가는 조직과 직무별로 설정한 KPI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물론 역량평가도 함께 진행한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연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중간 점검을 통하여 수정하고, 피드백하는 평가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