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와 보상을 분리하는 새로운 트렌드
(출처 : 인재경영 2017년 12월호 )
최고의 성과를 낸 직원에게 더 높은 임금과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우수한 직원을 독려하고, 우리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손쉬운 방법처럼 보인다.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이 방법은 성과 기반의 보너스(Performance-Based Bonus)다. 직원 개인의 성과 창출 정도에 따라 보상이 결정되는 이 방식을 통해 기본급(Base Pay)을 관리하고, 더 나은 성과에 대한 또는 더 나은 성과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좋은 성과를 거둔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고, 그것이 직원을 독려하고 동기부여하여 또다시 우수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이 방식, 대다수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이 방식이 과연 간단할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것이 보이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연구에 따르면, 북미 고용주 중 성과급(Merit Pay)이 실제로 높은 성과(High Performance)를 이끌어 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전통적으로 ‘돈’은 직원을 동기부여하는 핵심적인 요소로 간주되었다. 생산성이 높으면, 월급과 보너스가 커진다. 매우 명료하면서도 당연해 보이는 명제다. 기업은 이러한 명제를 우수한 직원을 영입하고 인재를 유지하며 조직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주요 도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오늘날 우리는 직원 동기부여의 핵심요소가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배웠고, 알고 있다.
심리학자와 관련 이론가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돈’은 실제로 동기부여의 저해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학습, 혁신 등의 가치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순위에 두게 됨으로써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력 분석가 댄 핑크(Dan Pink, Career Analyst) 또한 직원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요소는 일에 대한 자율성, 전문성, 목적 등과 같은 내재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성장하고 스스로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이제 많은 회사들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중요한 질문은, 그렇다면 어떻게 보상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가에 관한 것이다. 최근 우리는 성과와 보상을 분리하기 위해 기업이 따르는 다섯 가지 경향을 확인했다. 다음은 주요 트렌드를 요약한 내용이다.
1. 보상 결정을 위한 연 1회 리뷰 유지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은, 지속적인 비공식 피드백과 분기별 실적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 1회는 반드시 보상 결정을 위한 리뷰를 시행하는 것이다. 연례 리뷰 시행까지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한 상태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분기별 실적 검토와 피드백을 시행함으로써 직원들은 자신의 현재 성과 창출 상황과 필요시 개선 방법을 알게 된다. 물론 개인의 보상은 여전히 연말의 피드백에 영향을 받지만, 연중 수시로 받은 피드백은 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한다.
2. 등급을 없앤 평가 시스템
직원에게 평가 등급을 부여하지 않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이러한 질문이 생겨났다. ‘평가 등급이 없으면 보상을 어떻게 계산할까?’ 일부 기업들은 등급 기반의 평가/리뷰 시스템에서 발생될 수 있는 편견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소통 방식에 대한 평가는 평가자의 의사소통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또는 평가자가 팀 내 의사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그런데 평가등급 없이 보상이 질적인 검토와 평가를 기반으로 결정된다면? 오히려 평가자의 성향 및 역량에 따른 편향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고, 관리자가 임의로 보상을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은 다음의 두 방법을 활용한다.
① 성과 조정 회의(Performance Calibration)
성과 조정 회의에는 각 직원의 성과에 대해 논의하는 관리자(평가자) 그룹이 포함된다. 이들은 임금과 보너스를 분배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제안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여러 관리자와 다양한 목소리를 참여시키는 것은, 평가자 개인의 편견을 최소한으로 축소시키고, 보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임금 분배를 위한 것이다.
② 동료 평가(Peer Reviews)
함께 일하는 동료보다 더 나은 평가자가 어디 있을까? 일부 기업에서는 팀장, 직속 임원과 같은 상위 관리자의 평가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동료 평가 결과에 근거하여 보상을 결정한다. 다만 수치로 표현되는 평점을 유도하지 않고, 동료에 대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사람은 지난 3개월 동안 어느 정도 성장했습니까? 사례를 들어 작성해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장 강하고 우수한 팀원입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3. 목표와 주요 결과(Objective and Key Results)
목표 설정 및 주요 결과(OKRs)는 Google, Intel, Adobe, Linkedin과 같은 기업에서 활용되는 프로세스다. OKR의 시작은 직원들의 자발적 목표 설정이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수립할 수 있게 하면, 기대되는 성과에 대한 예측과 더불어 성과 향상을 위해 필요한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별 OKR은 팀 또는 회사 목표에 보다 쉽게 연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기업들은 OKR과 연계하여 어떻게 보상을 결정하게 될까?
① 직원들은 관리자(팀장 또는 임원)의 승인을 받아 정기적으로 자체 OKR을 설정한다.
② 성과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개인별 보상이 결정되며, 결정의 근거는 직원이 OKR에 도달했는지, 또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에 대한 평가결과에 기반을 둔다.
③ 모든 직원들이 OKR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는 없다. 이 경우, 해당 직원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어떻게 노력했는지, 달성 과정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④ 직원 개인에 대한 평가는 상위 평가자뿐만 아닌, 자기평가, 동료평가 등 관련 정보들이 취합되어 이루어진다.
⑤ 보상은 기본적으로 OKR에 기반을 두지만, 이에 더해 기술(역량)개발, 협업, 리더십, 팀/회사 기여도와 같은 요소가 어우러져 결정된다.
4. 직원들에게 충분한 피드백 제공(동료평가 활용)
일부 기업은 조직에 대한 참여/몰입도 제고를 위해 동료평가(피드백)를 기반으로 한 보너스를 활용하고 있다. SHRM과 Globoforce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동료 간 피드백은 관리자의 일방향적 평가/인정보다 기업의 재무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확률이 35.7% 높다.” 또한, “회사가 1% 이상을 인건비(보너스 등)에 투자할 경우, 직원의 조직몰입에 있어 85% 수준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동료평가의 긍정적 측면을 구현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각 직원에게 예산을 할당하고 있다. 직원들은 이 예산을 활용하여, 긍정적 피드백과 함께 동료들에게 현금 보너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보상 결정에 있어 관리자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이 시스템은 의사결정 과정에 모든 직원들을 포함시킨다.
5. 투명성 확보
일부 기업은 완전한 투명성을 위해 개인별 성과 기반의 보너스 지급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Buffer는 개인의 역할, 경험 수준, 회사에 대한 로열티 등을 고려한 자체적 급여 공식을 활용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보상과 관련되어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완전히 배제시킬 수 있다. ‘성과’에 대해 측정하지 않는 이러한 유형의 시스템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으며, 피드백은 개인의 성장과 자기개발로 집중될 수 있다. 또 다른 기업들은 개인이 아닌 팀 성과에 기반을 둔 보상을 시행하고 있다. PW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유형의 시스템에서 가장 이
상적인 팀 규모는 5명 미만이다. 만약 팀당 5명이 초과된다면 60%, 10명이 초과된다면 90%의 구성원이 오히려 사기저하라는 역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적절한 팀 규모와 더불어 팀원과의 친밀한 관계 역시 팀 성과 기반의 보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결론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의 조직문화와 목표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찾는 것이다. 기업에 따라 팀워크에 중점을 둘 수도 있고, 자기개발에 대한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할 수도 있다. 무슨 경우이든, 어떤 방법이 가장 적합한지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무엇을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자와 직원에게 이 새로운 시스템이 어떻게 작용하고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 출처
"7 New Trends Top Companies Use to Separate Performance from Compensation," by Steffen Maier
인싸이트그룹
김세희 수석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