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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성과관리에 대한 고찰
2012-07-19

출처 : 인재경영 2009년 5월호


  • ‘평가(Evaluation)와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 는 다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무수한 시험을 통해 본인이 몇 등을 했고 어느 과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등에 관한 개인 평가를 수없이 받아왔다. 학창 시절 뿐만 아니라 운전 면허 시험을 통과해야 운전을 할 수 있듯이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평가라는 잣대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직장에서 우리가 개인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나 친근함이 떨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평가를 시험이라는 단어와 자주 혼동하여, 평가를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으로 오인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물론 평가 역시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평가자는 평가에 대해 학습하고 어떻게 하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평가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고민하고 학습한 만큼 평가 스킬도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에서의 평가 개념이 성과관리의 개념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평가(Evaluation)와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여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Figure 1. 평가 개념의 변화]



    [Figure1]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는 주로 결과에 대한 줄세우기 방법으로 평가를 활용했으며, 평가자에 대한 별다른 교육이 존재하지 않았고 상대방과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인 평가가 비공개(밀실평가)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이것이 과거 평가의 개념 즉 Evaluation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현재의 평가는 육성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절대주의 방식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Open/Feedback 원칙에 따라 평가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하며 평가자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즉 성과관리를 조직적인 관점에서 해석해보면 성과관리는 ‘조직 또는 개인의 성과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산출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모든 행위와 제도를 총칭하는 것’ 이라 할 수 있다.

    [Figure 2. 프로세스]

    [Figure 2]는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성과관리 프로세스의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대개의 경우 평가는 연초에 수립한 성과목표 달성여부 및 세부내용에 대해 이루어 진다. 성과목표의 초과달성 시에는 적절한 보상을 통해 성과목표 초과달성을 가능하게 한 행위와 역량을 재강화하고, 성과목표에 미달일 경우에는 성과목표 미달의 원인을 찾아 행위를 수정하거나 부족한 역량을 개발하게 한다.

    이는 마치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의 실력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조언해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학생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우선 구분하고, 모르는 것 중에서도 난이도를 고려해 현재 적절한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들을 선정한 후 이것들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인 것이다. 즉 성과관리는 구성원의 현재능력 및 잠재능력을 평가하여 기업의 요구 및 구성원 각자의 성장 기회를 충족시켜 주는 과정인 것이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역량과 성과의 향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과정이다.

  • ‘몸에 맞는 옷을 입자’


  • . 국내 기업의 성과주의 제도 도입 배경
    앞서 살펴 본대로 성과관리가 기업 및 조직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에 도입되었던 신 인사제도라 불리 우는 성과주의 인사제도의 도입 배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Figure 3]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 기업의 인사관리 시스템은, 1987년에 있었던 민주화 운동과 1997IMF 경제위기 등 크게 두 차례의 계기를 지나면서 변화가 있어 왔다. 이전 한국 기업의 인사관리 시스템의 지배적 특성은 연공주의에 기반을 둔 가부장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9876.29 선언 이후 노사자율주의가 허용되면서 노사관계관리 업무가 기업의 몫으로 남겨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이후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고 조직 내 인력구성에 있어서 중․고령화 경향과 인사적체 현상이 점차 대두.심화되기 시작하면서, 인사관리 시스템의 유연성을 도모하기 위한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사관리에 있어서 유연성을 확대시킴과 더불어,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몰입과 헌신을 유도함으로써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하고자 ‘성과주의와 능력주의의 강화’를 모토로 새로운 인사체제를 강구하기 시작하였다. 90년대 중반 이후 한 때 한국 기업을 풍미했던 이른바 ‘신 인사제도’와 관련된 논의들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1997년 이후에 불어 닥친 경제위기는 기업의 이러한 인사관리 시스템 변화 노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 Figure 3. 인사 패러다임의 변천1]

    1)이정일•태원유•김태정•김경희 외(2007.2.14), “새로운 10년을 위한 인사•노사 7대 과제”, «CEO 인포메이션», 제591호, 삼성경제연구소.

     


    이처럼 외부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만 신 인사제도(성과관리 제도, 연봉제 등)가 도입되었기 때문에 도입된 제도가 국내 기업에 적합한 제도인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판단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마치 계절이 겨울로 바뀌면서 나의 체구에 맞는 옷인지 입어보지 않은 채 단지 겨울 옷을 구입해서 착용하였기에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문화 특성에 적합한 제도 적용

    우리가 흔히 인식하고 있는 개인주의로 대변되는 서양 문화특성과 집단주의와 온정주의로 대변되는 동양 문화특성에 대한 이론을 정립한 학자로서 국가간의 문화 차이를 분석한 홉스테드(G. Hofstede)의 문화비교 이론은 국내 기업의 성과관리 제도 운영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홉스테드는 국가간의 문화를 비교하는 4차원 분석모형을 제시했는데 4가지 차원이란 (1) 개인주의(Indivisualism) VS 집단주의(Collectivisim), (2) 문화적 수용의 적극성 또는 소극성을 의미하는 권력간 거리(Power Distance), (3)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성향(Uncertainty Avoidance), (4)남성적 문화 VS 여성적 문화이다. 이후 홉스테드는 1988년에 5번째 문화차원으로 유교적 동적차원(Confucian Dynamism)을 추가하였다.

    유교적 동적 차원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어느 한 사회가 단기적 혹은 장기적 지향을 하는 정도에 따라 문화를 구분하는 것이 바로 유교적 동적 차원인데 단기적 지향은 한 사회가 성취나 사회적 위치 등을 위한 사회적 요구를 쉽게 수용하는 사회로써 빠른 결과를 기대하는 문화이다. 이런 문화 유형에 속하는 국가나 기업은 단기 업적을 지향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장기적 지향은 장기적인 성취를 위해 더딘 결과를 기꺼이 인정하는 문화이다. 장기적 문화는 또한 개인에 대해 조직이 우선시 되며 절약, 근검 등이 강조되는 문화유형으로 이런 문화유형에 속하는 국가나 기업은 과정상의 지표들에 더 많은 가중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홉스테드의 국가문화 유형은 동양 기업과 서양 기업의 인사제도가 다를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한국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조직의 문화 특성에 따라서 성과관리의 포커스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져야 함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 ‘만병통치 약은 없다’


  •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성과 측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거나 팀워크가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서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경우 무리하게 성과만을 지향하는 성과관리제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손쉽고 개인적인 성과 달성에 치우쳐 자칫 도전적이고 장기적인 차원의 조직성과를 등한시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할 점은 우리에게 적합한 제도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맞는 제도를 설계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용되기 위해서는 제도 도입의 목적과 배경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성과관리의 핵심 주체인 평가자에 대한 평가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의 주체가 바로 평가자 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100% 객관적이고 완벽한 성과관리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오직 신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는 평가와 성과관리의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할 경우에 해당된다.

    우리의 성과관리의 궁극적 목적은 평가해서 순위(Ranking)를 매기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보다는 오히려 무엇이 부족한지 모니터링하고 코칭해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인사제도(직무, 평가, 보상, 채용 등)에서 누구나 치유해 줄 수 있는 만병 통치 약(Best Practice)은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인사관리의 상황론적 이론(Contingency Theory)나 형태론적 이론(Configurational Theory)을 들추지 않더라도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비싼 옷을 입더라도 나의 체구에 맞지 않는 옷은 본인에게 거추장 스럽다. 단언하건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건 비싼 옷이 아닌 재단사의 재단 능력인 것이다.

    Insightgroup 이사
    주 용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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