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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즐거운 직장 만들려면?
2012-07-19

출처 : 조선일보 2010.01.08 Weekly BIZ 발췌


Case

중견 식품업체 배려해 사장은 얼마 전 직원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할 의사가 있느냐'는질문에 직원의 31% 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생각해 보겠다'는 응답이 28%에 달했기 때문이다. 직원의 절반 이상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혁신과 효율을 내세우며 모두 합심해서 달려온 덕분에 작년에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 이익률도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었는데…. 그뿐인가? 우수 인재를 매년 선발해 포상금을 주고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나름대로 합리적인 인재 관리를 해왔다고 자부하던 터였다.

다른 설문 결과를 보니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어렴풋이 추론할 수는 있었다. '자기 생각을 부담 없이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항목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쪽이 40%가 넘었다.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충분하다'라는 질문에도 부정적인 응답이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다른 회사의 사장인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더니 친구가 말했다. "직원을 회사 자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늘 직원들을 즐겁게 해줘야 해. 아침에 일어나서 죽도록 출근하고 싶어질 정도는 아니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회사에 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지."

배 사장은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 효율과 혁신만 강조하고 경쟁과 성과주의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던 게 사실이었다. 이런 점이 직원들을 지치게 하고 조직에 환멸을 느끼게 한 것은 아닐까? 직원들을 좀 더 일에 집중하게 하면서도, 혁신 피로증을 달래줘야 하는 배 사장.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A: 지나친 엄숙주의 버리고 리더도 즐겨라!

Answer

1. 무엇을 원하는가 - 바람직한 모습과 비교하여 현실을 명확히 파악하라.

새로운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배 사장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현재의 조직 문화를 구성원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파악해야 한다.

CJ그룹은 2005년부터 매년 이런 조사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CJ그룹의 독특한 가치 체계인 '온리원(Only One) 정신'이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총 다섯 개 항목으로 나눠 설문을 실시한다. 바람직한 모습과 대비해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를 분석하고, 20여개 계열사 간에도 서로 비교해 문제점을 도출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한다.


2. 리더가 즐겨야 구성원도 즐긴다.

경영학의 대가 톰 피터스가 말했듯이 '엄숙한' 최고경영자는 기업을 이끌어 갈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는지 모른다. 즉, 최고경영자가 즐겨야 구성원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CEO는 더 이상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에 머물러선 안 되며 최고 엔터테인먼트 책임자(Chief Entertainment Officer)가 돼야 한다.

경영자가 일터에 활력을 불어 넣으려는 의지가 없다면 백약이 무효다. 리더가 예전의 권위에 머물러 있다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펀(fun) 경영'을 외치는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경우가 좋은 예다. 본인의 이니셜인 JT를 'Joy Together'로 활용하면서 '웨이터', '머슴', '마빡이' 등으로 스스로 망가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새해 첫 출근날인 지난 4일에는 직원들과 여성 댄스그룹의 '시건방 춤'을 같이 추었다.


3. 즐거운 직장 만드는 체계적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내자.

국내 모 회사는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돌아가면서 '신뢰의 날', '자부심의 날', '재미의 날'로 구분해 프로그램을 연간 단위로 설정해 놓고 있다. '신뢰의 날'에는 근태를 자유롭게 운영하는 '자율 일터의 날', 타 부서와 회식을 하는 '먼 팀, 이웃 팀' 등의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자부심의 날'에는 팀원 중에서 선발해 가족과 휴가를 가도록 하는 '행복한 가족 추억 만들기의 날'을, '재미의 날'에는 팀별로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는 '컨셉 의상의 날', 모든 직원이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는 'Right-On-Time'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 관리 및 제도 인프라 지원

즐거운 직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과 더불어 제도적인 인프라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국내 한 회사는 여성 인력이 느끼는 애로 사항 조사 결과에 따라 육아방을 설치하고, 임신한 직원의 유연 근무 시간을 확대했다. 또 하이닉스는 연 1회 사장이 우수 사원을 부부 동반으로 식사에 초청하며 포상 휴가를 실시한다. 성과급 제도는 우수 인재들이 원하는 방식―학자금 지원이나 해외 유학 등―으로 바꾸기도 한다.


5. 업무와 혼동하지 말라.

국내 유수의 인터넷 기업은 종업원의 창의를 북돋우기 위해 일찌감치 재미난 일터 만들기에 매진하여 여러 제도를 만들고 지금까지도 시행해 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시장점유율은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들이 이런 프로그램 자체를 업무의 연장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내면적 가치에 대한 변화를 일으키지 못해 오히려 업무 시간만 빼앗긴다는 느낌만 준 것이다.

이처럼 의무적으로 해야 할 일이 돼버린다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즐거운 직장 만들기가 괴롭게 느껴진다면 안될 일이다.


6.'글로벌 기업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은 곤란

'삼성에서 하니까 도입하자, 글로벌 기업에서 하니까 도입하자'라는 생각은 자원 낭비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자사의 구체적인 현황진단과 자사에 맞는 방향성 설정을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직원 저마다가 해야 할 일이 명확히 구분되어 있는 '야구형 조직'의 경우에는 개별적인 프로그램이나 금전적인 보상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개인보다는 팀으로 움직이는 '축구형 조직'의 경우에는 개인보다는 집단적인 프로그램과 금전적인 보상 방안을 적용해야 한다. 그런데 외국계 기업은 대개 직무가 명확히 구분된 야구형 조직이 일반적이지만,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대부분 축구형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Insightgroup 대표이사
오 승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