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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HR 구루를 만나다-HR,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2015-11-26

HR 구루를 만나다 - 오승훈 인싸이트 그룹 대표

 

HR,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출처 : 인재경영 2015년 10월호




1. 먼저, 올해 우리 기업들의 HR부문 주요 이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사회적으로는 고용유연화를 통한 고용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임금피크제와 저성과자 관리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개별 기업들의 신규 인력 고용 여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사정은 각자 다르기 때문에 그 효과와 체감되는 정도는 제 각각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성장을 기반으로 한 인사운영이 저성장 국면을 맞아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성장기에 기업들은 어떻게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지 고민하고 있고 그 노력 중의 하나가 조직가치기반의 운영이라고 보여집니다. 성과주의를 포기하지는 않되 조직 가치라는 기반을 새로 깔고 있습니다.

 

세 번 째는 예전과 같지 않은 내부 인력구조와 저성장으로 인한 신규 채용의 한계, 또한 구직자가 수요를 초과하는 노동시장에서 채용의 효과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우수한 인재 보다는 적합한 인재를 찾으려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개인 학습을 통한 육성에서 조직 단위를 변화 시키려는 조직 개발 활동이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도 위에서 언급한 조직가치가 잘 전달되고 이해되고 공감하는지 그리고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개발이 필요한지를 포괄적인 개입방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2. 보통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당면한 현안에 몰두한 나머지 인재확보나 관리에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성장 시대의 효율적인 인력운영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더 이상 성과주의만으로는 인재관리가 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성과주의의 전제가 조직이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그리고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금전적 보상 수단이 충분하거나 구성원들이 성과주의에 공감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조직이 처한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재무적 성장률이 정체되어 있고 구성원들도 단기 성과주의에 단련되어 있어서 성과주의로 원하는 변화를 주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도 수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변화되어 있습니다. 신규로 유입된 인력들의 가치와 기존 인력의 가치가 구조적으로 갈등하고 충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인력은 성과주의에 노출된 지 오래이면서 대부분 선배나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신규 인력은 조직 내에서 후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조직 내에서의 성취만큼 개인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성원을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는 조직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맹자에 나오는 하필왈리(何必曰利)” 가 생각납니다. 이익으로, 성과만을 가지고 구성원을 끌고 가는 것보다는 인의(仁義)로 즉, 추구하는 가치로 구성원을 움직이기 할 때 오히려 이익, () 가 증가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성과주의를 가치기반으로 외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기업 고유의 독특한 언어로 명확하고 정의하고 행동규범을 공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다음에 인사제도와 관행을 가치와 정렬해야 하는데 기존의 성과주의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유로움이 조직의 가치라면 근무형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또한 평가, 보상 제도가 과연 자유로움을 잘 지지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여 수정하거나 보완하여야 합니다. 물론, 채용 및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3. 최근 채용 시장의 화두는 단연 ‘NCS’입니다.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중심으로 사람을 선발하겠다는 것으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좋은 취지와는 다르게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학벌·학력주의가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는 데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본지의 주 구독자인 기업의 CEO와 인사담당자들에게 NCS 기반의 채용문화가 조기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안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입되는 과정과 전개하는 과정에 다소의 논란은 있었으나 하나의 채용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되돌리는 것보다는 잘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스펙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구직자들이 투자한 시간을 전제로 하여  역량을 조직단위에서 재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완벽하게 개별 기업의 상황을 반영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채용기준의 하나로서 표준화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구체성이 결여된 부분이나 심층 측정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기업에 추가적인 정보획득 노력을 하게 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으로 NCS관련 자료가 축적이 되면 사회적으로 뿐 만 아니라 개별 조직에게도 채용 및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니 거시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4. 저성장세가 지속되다 보니 기업들마다 인재육성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저성장 시대의 인재육성 방향과 중점 과제에 대해 짚어 주십시오.

 

육성에 투자되는 자원을 절감하기 쉬운 비용으로 인식되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기업으로 보면 충분하게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효과적인 육성에 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육성을 담당하는 조직이나 개인이 내부 역량을 극대화 해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구성원 개별 역량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조직 단위의 개발 활동에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고 있습니다. 조직문화, 조직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개발활동을 의미합니다. 육성이 하나의 기능으로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관리와 혁신의 도구로서는 오히려 조직개발 활동이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는 구성원을 조직에 몰입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활동이 조직개발이며 담당조직의 노력이 집중되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조직이 원하는 행동을 가치를 기준으로 명확히 하고 긍정적 보상이나 강화를 하는 조직 개발 방법과 절차를 개발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리더에 대한 피드백과 조직단위의 피드백이 있어야 하고 조직단위의 과제들을 추출하여 지속적인 개발활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5. 요즘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를 만들어 직원들의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방안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시대는 세종대왕 시절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탁월한 업적이 가능했던 배경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종대왕입니다. 세종의 호기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일이 시작되었고 인재의 말을 들으려 하는 자세와 인재가 자발적으로 열정이 솟아오르게 하는 동기부여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집현전 학자들과 장영실과 김종서 등을 통하여 나타났고 세종은 다시 그 결과에 힘을 실었습니다.

 

조직의 창의성은 리더에서 시작해서 리더를 통해서 끝이 나는 것 같습니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리더의 사업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사업과 경쟁의 특성을 반영하여 조직문화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그 다음입니다. 원하는 조직문화를 정의하고 리더가 존속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조직문화 강화활동을 추진하여야 합니다.

 

조직문화는 나무의 나이테와 같아서 겉은 다른 모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기존의 문화 위에 새로운 문화가 덧씌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로운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움직일 때 기존의 문화를 잘 해석하는 것이 전제가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6. 최근 ‘직무의 가치가 다르면 보상의 수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직무급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무가치를 평가하고 그룹핑하여 직무등급에 따른 보상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직무급을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직무급은 내부 공정성과 외부 경쟁력을 감안한 합리적인 보상제도입니다. 내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직무평가를 통한 직무등급이 결정되어야 하고 외부 경쟁력 수준을 정하기 위하여 시장 임금 자료가 필수적입니다.

 

어려운 점은 직무평가를 위한 전제가 내부에 불비한 것과 시장 자료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직무가치에 대한 개인별 인식의 차이가 늘 발목을 잡고 직무비교를 위한 외부 보상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유사 직무급(Pseudo - Job based Pay)이라고 불릴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한편으로는 바람직합니다. 직무급의 목적이 가치에 부합하는 보상과 차등 관리이기 때문에 교과서적인 미국식 직무급이 아니어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핵심은 직무급 제도를 구축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합의입니다. 등급을 정하고 임금수준을 정할 때 완벽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는 제한된 합리성의 입장에서 관련자들의 논의와 합의가 전제가 되어야 성공합니다. 기본급에 전면적으로 반영하는 것부터 직무수당으로만 부분적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스펙트럼이 있으므로 직무가치를 보상에 반영하는 영역에서도 구성원의 합의가 제도의 성공요소로 보입니다.

 

 

7. 바야흐로 인사평가 시즌입니다. HR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면서도 어렵게 생각하는 분야가 '평가' 쪽이 아닐까 싶은데요, 최근 우리 기업들의 평가제도 운영 동향과 함께 개선 방향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우리가 벤치마킹 하였던 회사들 - GE, MS, Adobe- 이 평가에 대한 근본 철학을 다시 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강제할당과 상대평가, 업적지표 중심의 평가, 2회 이내의 정기평가 등이 단기 성과주의를 전개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의 성과관리였습니다. 보상재원은 단기 성과에서 나오고 공헌한 구성원은 즉시 금전적 보상으로 동기 부여하는 것이 단기 성과주의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위의 기업들이 최근 도입하고 있는 평가제도는 절대평가, 수시평가, 업적평가 약화와 가치평가의 확대입니다. 기존의 철학을 벗어나 있습니다. 우리한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사업환경이 변화하고 저성장시대에 맞는 성과관리, 평가는 조직의 특성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해도 무방할 수 있고, KPI 중심의 업적평가 대신 가치관 중심의 평가도 가능합니다. 평가주기도 유연하게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습니다. 그 기준은 구성원 동기부여에 어떤 제도가 유리한가라는 실용적인 판단입니다. 저성장으로 인해서 금전적 보상이 어려워지고 있거나 장기 성과를 위해서는 단기 업적 측정보다는 조직시민행동 등의 가치평가 등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전면적으로 새로운 고민을 할 필요가 있는 영역입니다.

 

 

8. 국내 유수 기업의 인사제도나 조직문화 등의 컨설팅 및 자문을 해오고 계시는데요, HR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의 HR 방향과 중점 과제에 대해 짚어주십시오.

 

크게 두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 째는 조직가치기반의 사람관리입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2000년 초반에 도입되어 지금까지 운영 되고 있는 성과주의를 재검토하여 새로운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새로운 틀이  바로 가치기반 사람관리 입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창업자의 생각, 사업을 성공하게 하였던 우리의 가치를 강화하는 것이 HR의 역할이자 과제입니다. 피터 드러커도 늘 이야기 하는 우리가 하는 사업을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인사기능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가치를 강화하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행동규범과 인재상에 그치지 않고 인사제도와 육성에 조직의 가치를 녹여 내어야 합니다. 협동이 중요한 가치라면 과감하게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개별적인 차등보상을 축소하여야 합니다. 개인의 탁월성이 중요한 가치인 조직에서는 과감한 상시 구조조정과 엄정한 업적평가를 해야 합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하이브리드 인사정책이 가장 위험합니다.

 

두 번째는 인력구조를 면밀하게 검토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조직을 보면 상위계층이 많고 신입 사원 등 후배 직원의 숫자는 작은 항아리 모양을 보이고 있습니다. 5년 후를 예측해 보면 40세 이후인 상위계층 구성원이 대거 퇴직하게 됩니다. 신입사원은 지속적으로 많이 채용하지 않아 항아리 모양이 이상하게 위태로운 모양을 지니게 됩니다. 더우기 5년 후에는 사무관리직을 중심으로 하는 신규 인력의 수요보다 공급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가 정체되고 특히 구직 적령의 인구는 지금보다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구직자가 많지만 5년 후에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성장인데 신입인력이 모자라는 기현상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개별 기업과 필요로 하는 직무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의 산업구조와 인력시장을 감안하면 반드시 미리 고민을 해두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9. 끝으로 HR 담당자들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셨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람은 자기고양오류와 근본적인 귀인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내가 하면 낭만적인 사랑이고 남이 하면 그저 그런 연애인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역량 진단을 하고 인성검사 적성검사를 하는 것은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 행동이 쉽게 변하지 않음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구성원 대부분이 이런 오류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하고 HR이 해야 할 일은 구성원의 자기 인식을 증대시키는 것이어야 합니다. 인사제도와 육성활동을 하면서 근간이 되는 것은 구성원이 스스로 조직에 무엇을 공헌하고 있고 본인이 갖고 있는 장단점과 한계를 제대로 인식시켜주는 일이라고 봅니다. 채용하여 평가하고 승진시키고 보상하는 인사기능 전반에서 구성원이 본인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하면 많은 부분이 원활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좋은 평가를 받은 근거와 원인, 승진이 안 되는 이유에 대하여 자기 납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제도와 운영을 유지해야 합니다. 과학적인 자료와 누적된 근거를 기초로 하는 정기적인 피드백이 자기 인식을 증대시키는 핵심 수단입니다. 평가에 따른 피드백, 개인 역량 진단 및 조직 단위의 다양한 진단에 대한 피드백, 조직개발 활동과 연계한 피드백이 이루어 지면 구성원들은 자기고양오류와 근본적인 귀인오류를 최소화하고 회사가 구성원에게 취한 여러 활동에 대하여 충분하게 공감할 것입니다.

 

논의를 확장하여 개인의 자기 인식을 넘어서 팀이라는 조직 차원의 자기 인식과 전사 차원의 자기 인식을 증대시키면 회사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인사는 개인-단위 조직-전사 차원의 정확한 자기 인식을 유도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고 인사 담당자의 역할은 자기인식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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