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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Focus on - 틀린 질문은 틀린 답만 만든다
2019-06-10

틀린 질문은 틀린 답만 만든다   

(출처 : 인재경영 2019년 6월호​)  

고함 원숭이들이 사는 법


최근 한 일간지에 ‘인간자연생명력연구소장’ 서광원님의 글이 게재되었다. 무리를 지어 사는 중남미의 고함 원숭이들은 주기적으로 이동을 하는데 독이 든 열매나 나뭇잎을 먹을 가능성이 있어서 늘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무리 중 한 마리가 대표로 먼저 잎을 따서 먹고 하루 정도 추이를 보고 문제없으면 다른 원숭이들도 먹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공동체, 회사의 스펙트럼을 열거하고 좋은 회사는 불확실성에 대해 책임지는 계층이 위로 올라가고 좋지 않은 회사는 아래로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 주장하였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먼저 잎을 먹어보는 일을 누가 하는가에 따라 좋은 조직 여부가 갈라진다라고 보았다. VUCA 상황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현실을 어떻게 대응하는가와 그 결과에 누가 책임을 지는가가 조직문화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한 대기업에 있던 임원이 다른 그룹으로 이동하였을 때 선호하는 대기업이 있다는 것을 관찰한 바 있다. 반면 오래 못 있고 다른 자리를 찾아보는 기업 집단도 있었다. 선호하는 집단의 총수는 고함 원숭이 무리의 대장처럼 본인이 모든 책임을 지는 유형이고 기피하는 기업 집단의 총수는 임원에게 늘 책임을 묻는 스타일임을 확인하였다. 모호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리더의 대응 방안과 자세가 조직문화를 결정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리더십의 결과가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 또한 확인하고 있다.

 

 


좋은 문화는 없다


바람직한 문화라는 일반적인 것은 존재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 조직이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는 문화는 인식하고 설계할 수 있다. 우리 조직이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생각과 행동, 말을 정의하고 기준별 목표 수준과 현재 수준의 차이를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다. 창업자의 사업을 보는 가치관이 조직문화의 첫 기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업환경뿐 아니라 그렇지 않은 조직도 창업자의 철학에 의존하여야 한다. 

최근 자문을 한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비교적 고령임에도 여전히 사업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창업 이래 시장을 읽고 상품을 기획하는 역할을 주도하는 창업 경영자이다. 그는, 본인이 사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구성원들은 본인이 이끌고 제시하는 방향으로 잘 따를 것을 원한다. 그래서 따르는 방식이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성실하게 장기간 일에 집중하는 성향과 방식이라고 하였다. 근로시간 변경, 워라밸,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과 반대의 성향을 선호하고 있었다. 법적 사항인 52시간 문제와 최저임금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머지는 끝내 포기하거나 양보하지 않았다. 일하는 방식이 사업의 성공과 직접 연결된 영역이라고 믿고 있어서 다소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는 조직가치와 행동기준을 설정하고 진단, 개선 활동을 하고 있다. 성과는 여전히 좋으며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이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높은 이직률과 단위 조직 리더십 부족을 조직문화로 해결하고자 하였는데, 경영자의 특정한 철학과 관점이 없는 상태에서 구성원 만족과 몰입을 증가시키는 일반적인 지향을 설정하였다. 짧은 사업주기와 예측하기 어려운 프로젝트의 성패 등으로 경영자가 정확한 조직문화의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거나 관심이 부족했다. 대신 일반적인 조직문화 관리방법을 채택하고자 하였다. 보편적으로, 리더십과 제도를 포함한 환경이 구성원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고, 조직과 직무에 대한 만족을 증대시켜 성과를 향상시킨다는 믿음을 유지하였다. 몰입/만족 수준과 리더십/제도만족의 상관을 추적하고 정성적인 인터뷰와 제도분석을 통하여 단위조직장의 이슈를 파악하여 개선과제를 도출하고, 보상의 공정성을 개선하는 일반적인 접근을 택하였다. 이는 보편적인 접근방식으로서, 바람직한 수준이라고 하는 산업 평균과 비교하여 개선의 지렛대로 리더십 개발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위의 두 사례는 조직문화 개선 접근법의 전형이다. 이 두가지 방식 중의 하나로 조직문화는 관리되고 전개되고 있다. 

 

 

 

우리만의 문화를 찾아야 한다


사업의 전개 방식과 경영자의 철학이 조직문화의 유형을 결정한다. 한 전통적인 제조업체는 영업이익률이 2-3%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보상전략이 하후상박이며 생산직뿐만 아니라 관리직도 60세 가까이 재직하는 장기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한다. 사업 내용이 과점시장에 속해 있으며 고객과 원자재 공급처도 안정적이다. 대주주인 오너도 장기적인 고용관계를 소중히 한다.


다만 이익율이 낮아서 고직급의 높은 보상을 할 수 없으며 사업의 특성과 고객 및 거래처 관계 유지를 위하여 직장 내 전통과 위계를 강조한다. 이 회사는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내부에서도 수평적이거나 수직적이거나 성과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채용의 방향을 회사의 독특한 문화에 적응 가능한 소수의 인력을 찾고 있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직장 내 직급과 호칭의 다양성이 발견되고 있다. 직접 시장에서 경쟁하는 두 기업은 전혀 다른 직급과 호칭 정책을 택한다. 한 회사는 두 개의 기본급 밴드에 직책 중심의 호칭을 택하고 있고 경쟁사는 다단계의 밴드와 사원에서 부장까지의 전통적인 호칭으로 사용한다. 심지어 이 회사는 호칭을 폐지했다가 다시 환원한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이기도 하다. 환원한 배경은 최고경영자의 판단이다. 직급단계와 호칭이 성과와 상관이 없고 원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지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두 회사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직급과 호칭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업무 관행과 가치관은 얼마나 다양한지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는 언론의 영향과 트렌드 때문에 혹은 신세대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에 신경을 쓰다 보니 우리에게 맞는 문화적인 프로파일을 설계하지도 않고 남을 따라하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조직문화라는 영역은, 많은 현상을 바탕으로 유형화하여 분석하고 성과와의 관계를 해석하다 보니 마치 어떤 문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의 조직문화 연구 토양이 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서 현실에 적용하는 조직문화 모형과 유형 구분은 미국 형태를 따르고 있어 보인다.


그러나 조직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고용관계와 관련된 법, 제도적인 환경이 전혀 다른 맥락에서 신중한 고려 없는 차용은 곤란하다. 미국의 경우, 유연한 고용관계를 전제로 자유로운 경영활동 수준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그 수준이 상당히 낮고 유연하지 못하다. 이 맥락을 배제하고 미국 회사의 문화 현상을 모방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소통은 중요하다


문화가 지향하는 바는 다를 수 있으나 공통적인 사항은 소통이다. 조직문화가 최고경영자의 철학에서 나오거나 혹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전개가 되더라도 문화를 개발하는 방식은 소통 활성화라는 도구를 통하여야 한다. 

소통이 문화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은 수단을 의미한다. 마치 소통이 조직문화가 추구하여야 할 목표로 이해되는 것은 곤란하다. 수평적인 문화이거나 수직적인 문화이거나 소통은 중요하고 애자일 조직이거나 아니어도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한 대기업 연구 조직의 문화 프로젝트를 위하여, 연구원 수백 명을강당에 모으고 임원, 리더들과 패널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구성원이 문화개발 관련된 제안이나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거나 퍼실리테이터와 리더가 토론을 하는 형식이다. 한 구성원이 회식문화에 대한 질문을 하기를, 신세대 직원들이 좋아하지도 않으며 너무 잦고, 오래 회식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표준 답변은, ‘잘 알았으며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인데 이 질문을 받은 리더는 여러가지 설명을 하며 앞으로도 기존의 회식문화를 유지하겠다고 하여 모두 크게 웃은 적이 있다. 

타당한 이유가 있는 설명이었고 리더의 가치관, 연구조직의 성과와 밀접하게 닿아 있었다. 구성원들이 원하는 답변은 아니었으나 명확한 소통은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보였고 좋은 대응이었다. 

 

 

 

틀린 질문은 틀린 답만 만든다


영화 <올드보이>에 나온 대사이다.


“당신의 진짜 실수는 대답을 못 찾은 것이 아냐, 자꾸 틀린 질문만 하니까 맞는 대답이 나올 리가 없잖아…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가두었을까,가 아니라 왜 풀어주었을까,야… 왜 이우진은 오대수를 딱 15년 만에 풀어줬을까요.” 

바람직한 문화를 찾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개발하려는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하고 특히 성과와의 연관성을 정확히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옳고 바람직한 문화보다는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문화는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정확한 질문과 아젠다를 설정하여야 한다. 외부의 일반적인 동향과 다소 거리가 있거나, 신세대의 특성과 정합도가 떨어질지 몰라도 성과와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고 구성원의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면 선택하고 도입하여 명확한 소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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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