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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직무만족과 직무성과에 대한 두 가지 관점
2012-07-19

출처 : 인재경영 2008년 4월호


직무만족과 직무성과에 대한 두 가지 관점


1. ‘행복’을 찾아서 (In Search of Happiness)

2004년 즈음부터 시작된 SK의 소위 ‘행복경영’이 화제이다. 협력업체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기치로 내건 ‘행복동반자경영’,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실질적 도움이 되겠다는 ‘행복나눔경영’, 그리고 직원들의 가족에게 그룹 총수가 직접 보내는 ‘감성편지’등 행복경영을 위한 SK그룹의 내•외를 막론한 다양한 노력들이 최근에 들어 SK의 기업문화로 정착되어가는 모습이다. 2004년 11월 팀장과의 대화시간에서 최태원 회장이 언급했던 다음과 같은 내용을 통해 이러한 행복 경영의 핵심을 살펴 볼 수 있다.

"기업에서 행복, 행복 하니까 생소하게 느껴지십니까. `행복경영`이라는 경영이념으로 성공한 해외 사례가 과연 있는지 궁금하십니까. 제가 질문을 바꿔 다시 묻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 사회에 인간 중심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이 많아지길 원하십니까, 아니면 인간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기업이 많아지길 원하십니까. 만약 전자라면 사명감을 갖고 SK를 발전시키십시오. SK가 잘되면 이를 벤치마킹하는 회사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행복경영은 쉽게 말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신바람 경영’을 압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 역시 매우 중요한 내용이지만, 지금 다루고 있는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되는 부분은 바로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신바람 경영’이라는 측면이다. 이에는 직원들이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고 신바람이 난다면, 그건 비단 개인적 차원에서의 행복과 만족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은 회사의 더 높은 성과로도 연결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사실 조직행동론(Organizational Behavior) 영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논쟁이 되어 왔던 주제이기도 하다.


2. 행복한 일꾼의 명제
소위 인간관계론(human relations theory)을 시발점으로 1960년대의 많은 연구들은 조직의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 좀더 만족하고 동료들간의 관계가 좋을수록 더 높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동기부여 메커니즘과 관련된 이러한 명제를 소위 ‘행복한 일꾼’의 명제라 일컫는다. 즉, ‘행복한 일꾼은 좀 더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후 ‘조직행동론’ 영역에서 이러한 명제는 무수히 많은 실증연구를 통해 입증되어 왔다.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 생활에 대해 만족 하면 할수록(즉, 직무 만족이 높을수록), 구성원들은 회사에 대해 좀더 애착을 가지게 되고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 이상의 것을 해내려는 행동(동기부여)으로 이어져, 결국 높은 성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명제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반대의 견해를 나타내는 학자들이 나타났고, 이들은 만족이라는 정서적 상태가 사실은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과거 성과가 높았기 때문에 그만큼 조직에서 높은 보상 또는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이러한 보상/인정이 구성원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즉, 직원들의 만족과 행복이라는 정서적 상태가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러한 만족과 행복은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업무 성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존재할 때 발생하는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러한 이론적 쟁점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답을 알기 어려운 논쟁을 연상시킨다.


3. 태도와 성과의 메커니즘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에 대한 논쟁은 그 기원이 수 천년에 이르며, 지금까지 확실한 답이 제기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행복한 일꾼’의 명제 또한 무엇이 정답인지에 대해 확실히 ‘손을 들어주는’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두 가지의 상반된 견해를 하나로 통합하는 이후의 연구들이 제시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한 이론적 대안들 중 동기부여 이론 중 하나인 ‘기대이론(expectancy theory)’과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기대이론은 개인의 동기부여 수준이 유의성(valence)과 기대성(expectancy), 그리고 수단성(valence)의 3가지 요소를 통해 도출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자신에게 대가로 지급하는 보상의 수준(예, 금액, 물건의 양) 또는 대가의 종류(예, 금전, 물건 보상 등)가 자신에게 충분히 매력적인지(valence),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의 내용과 목표가 자신이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인지(expectancy), 그리고 자신이 만약 주어진 목표를 달성한다면 과연 약속했던 보상이 주어질 것인지(instrumentality)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이 그 사람의 동기부여 수준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기부여 이론은 실제로 주어지지 않은 보상일지라도, 자신에게 그러한 보상이 충분히 달성가능할 것이라는 인지를 통해 사람들이 동기부여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행복한 일꾼의 명제’를 어느 정도 지지하고 있지만, 실제 주어지는 보상의 효과에 대한 측면은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실제 주어지는 보상의 효과 측면을 다루는 동기 부여 이론은 바로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이다.

자신의 긍정적 성과에 따라 주어지는 보상은 각 사람들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는 행동’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진다는 것이 바로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의 골자이다. 또한, 강화이론의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앞서 제시한 기대이론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참고). 이러한 논쟁들을 종합한다면, 즉 ‘행복한 일꾼’의 명제와 그와 상반되는 개념의 주장은 사실 하나의 큰 순환고리를 부분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4. 직원 만족 경영에의 함의
직원들의 만족과 행복, 업무 행동과 성과, 그리고 성과에 따른 보상의 효과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로 물고 물리는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점은 모든 종류의 ‘보상’이 항상 강화, 즉 동기부여 효과를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허쯔버그의 2 요인 이론(Two-factor theory)에서는 조직에서 제공하는 보상이 ‘만족’ 또는 ‘불만족’의 단순한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즉, 어떤 한 사람이 ‘만족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불만족’한다는 것은 사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예를 들어, 어떠한 사람에게 전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잔뜩 보상으로 제시하는 경우, 그 사람은 ‘만족’하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불만족’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만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반대로, 특정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대상(예, 금전)을 기대했던 수준에 비해 한참 못 미치게 제시하는 경우, 해당 사람은 ‘만족하지 않음’의 상태가 아니라 ‘불만족’의 정서를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결국, 동기부여를 위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기재(예를 들어, 앞서의 SK 행복경영에 있어, 직원들의 가족에게 보내는 ‘감성 편지’들이 과연 ‘동기요인’이 될 것인가에 대한 검토를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들 돈이라는 것은 다다익선(多多益善), 즉 많을수록 좋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관련 연구들은 돈, 즉 금전적 보상도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 동기요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며, 오히려 직원의 기여 및 공로에 대한 인정(recognition)과 칭찬과 같은 개인의 자긍심에 대한 강화 활동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내어 놓고 있다.

또한 앞서 제시하였던 ‘기대 이론’의 측면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바로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관한 부분이다. 어떤 직원이 해당 목표를 수행해 내었을 때 보상으로 제시하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그에 대해 몰입해서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더라도, 만약 해당 직원에게 그러한 과업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존재치 않는다면, 그러한 목표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것이다. 그러한 목표체계는 해당 직원을 동기부여 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동기부여를 목표로 하는 다양한 성과/보상 체계, 즉 연봉제 또는 성과급 체계가 의도하고 있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그러한 목표 체계를 ‘현실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역량 개발’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에 따르면, 소위 ‘행복한 일꾼’의 명제는 동기부여 이론에 기초하여 타당성이 입증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대의 논쟁(즉, ‘성과가 높은 직원들일수록 행복하다’) 또한 이론적으로 설명이 된다는 것이 명확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1) 만족과 행복을 유도하는 그 내용이 과연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고, 2) 개인에게 주어진 과업의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즉, 행복한 일꾼은 생산적일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직원들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과연 어떠한 보상에 대해 만족해 할 것인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InsightGroup 선임 컨설턴트

정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