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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HR COLUMN-철학을 가진 인적자원관리 담당자가 되어야
2014-03-06

출처 : 인재경영 2011년 7월호

 

부처님 눈에는 다 부처님만 보이듯 인사 전문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요즘처럼 인적자원관리의 역할이 중요할 때는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조선일보 2009년 1월 1일자에는 폴 크루그먼 교수가 금융위기에 대한 원인 중의 하나로 월가의 보상제도를 언급한 바 있다. ‘…월가의 문제는 머니 매니저에 대한 보상체계에 있다. 부패와 위험을 부추기는 구조다….. 이런 인센티브 구조는 잘못된 것이다….. 경제위기로 시장이 무조건 옳다는 시장근본주의는 쇠퇴하고 있다…’ 전 세계를 흔든 위기의 근원중의 하나로 초단기성과주의 인사관리시스템을 지목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복수노조, 단기성과주의 기반 관리시스템의 재검토 요구, 비정규직 이슈 등 인적자원관리 기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결과가 더욱 엄중해 지고 있다. 이런 환경하에서 인적자원관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담당자들은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나 생각해 본다.
 

 

우선 인적자원관리의 조직 내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작동하기 위한 도구는 무엇일까. 인사관리 기능, 인재육성 기능, 노사관계관리 기능, 조직문화관리 기능이 조직에 필요한 기능이며 이를 조직에 전달하는 것은 제도의 수립과 운영 및 집행을 인적자원관리 부서와 일선 리더를 통해서이다. 이런 기능과 도구의 조합을 통하여 직원들에게 회사의 메시지를 전하고 동기 부여하는 것이 인적자원관리의 목적이다. 인적자원관리라는 영역은 효과성의 영역이며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도 장기적으로 조직의 안정과 성장에 기여하기 위하여 어떻게 잘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사람이라는 아주 예민하고 늘 생각이 움직이는 대상을 개인과 집단의 차원으로 상대하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 기능을 잘하려면 담당자들이 다음의 사항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을 해석하여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하고 다음으로는 경영 및 사업전략 실행에 있어 사람 측면의 책임자이자 조언자란 시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관련 지식과 기술을 탁마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첫 번째 영역인 경영철학의 해석과 실천이 가장 어려우면서 중요하다. 조직이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서 구성원에 대한 가정을 수립하게 되는데 이 가정은 최고경영자의 철학과 경험 혹은 믿음에 근거하므로 이를 정확하게 해석하여 제도와 운영을 일관성있게 해야 한다. 담당자의 철학과 믿음과 최고경영자의 그것이 충돌할 경우 담당자의 그것은 우선순위가 밀리게 된다. 보통 최고경영자는 A Type 혹은 B Type의 철학을 갖고 있다. 본인이 인지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담당자들이 조심스럽게 해석을 해야 한다. 동일한 시장에서 비슷한 상품군을 가지고 경쟁하는 회사끼리 아주 극명한 철학의 차이를 보여주는 경우도 왕왕 발견된다. 믿음의 영역이므로 경쟁자이지만 전혀 다른 A Type과 B Type을 견지한다. 편의상의 구분이기는 하지만, A Type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사람간 협력을 통하여 성과를 창출할 때 더 효과적이다’라고 믿는 것이며 B Type은 ‘사람간 적절한 경쟁이 있을 때 효과적이다’라고 믿는 것에서 시작한다.

A Type은 협력을 중시하므로 제도와 운영에 있어서 차별화를 최소화한다. 직급단계를 잘게 나누고, 승진기준, 교육자원의 배분과 내용구성에 있어서 안정과 팀웍을 강조하고 기본급 차등화를 하지 않거나 집단 성과급을 강조한다. 장기성과를 강조하여 채용과 역량개발에 신경을 더 쓰며 조직을 하나의 공동체적, 가부장적인 구조로 유지하고자 한다. 2000년 전까지의 90%이상의 우리나라의 조직이 여기에 가깝고 여전히 미국의 상당부분과 일본의 상당부분, 유럽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B Type은 경쟁이 중요하므로 Free Rider를 인식하여 제거하려고 하고 개인간의 성과와 역량차이를 발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직급 축소를 통해 경쟁의 범위를 확장하여 선배와 후배를 같은 pool에서 관리 한다. 교육자원의 배분도 우수성과자 및 핵심인재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일반 인력에 대한 투자는 통제하고, 가능하면 유연한 노동시장, 퇴출과 유입을 잦게 하는 것이 낫다고 믿는다. 기본급도 개인차를 많이 두려고 하며 성과급도 개인별 차등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성과관리 시스템도 단기 업적 지표의 관리와 측정에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조직을 하나의 내부 노동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인적자원관리의 유행을 선도한 믿음이고 누구나 다 아는 이름을 가진 미국의 기업과 일본의 기업들에 의해 채택되었으나 주주자본주의의 재검토, 신자유주의 재고 등으로 최근에는 ‘과연 맞는가’라는 의혹을 사고 있으나 여전히 흔히 발견되는 유형이다. 어느 유형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어서 우리 조직의 최고경영자의 믿음이 어느 유형인가를 파악하여 정렬되고 일관성 있는 제도와 운영을 만들어 내고 리더들을 설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담당자의 믿음이나 선호는 무시되어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믿음을 우리는 실천해야 할 뿐이다. 사업과 조직의 최고책임자의 생각을 해석하고 일관성 있게 집행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다음으로는 철학이 정해졌다 하더라도 사업의 특성과 전략방향에 맞추어 집행하는 것을 조율해야 한다. 인재 전쟁이 심한 상황이면 설령 A Type의 최고 경영자에게도 철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별 차등이 심한 보상제도를 조언해야 한다. 서비스업을 하고 있다면, 혹은 성과주의로 피폐한 조직의 경우에는 B Type의 최고경영자에게 따뜻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한 활동이나 노사간의 원만한 관계형성을 위한 제스처를 제안해야 한다. 왜냐하면 최고경영자의 믿음과는 무관하게 사업과 전략의 특성에 부합되는 제도와 운영, 그 조합들은 일반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경영자가 자주 바뀌는 경우에는 특히 이 담당자의 조율능력이 중요하다. 최고경영자의 임기보다는 대부분의 조직구성원이 더 오래 조직에 남아서 공헌하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간단해 보이지만 위 두 가지를 잘 하려면 인사, 교육, 노사 등에 관한 영역별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속된 조직에 대한 애정과 조직의 역사 등 맥락에 대한 정확한 시각, 그리고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본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기반 돼야 한다. 

 

오승훈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