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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21세기 통합적 경력개발 체계2 (경력계획과 Career Path)
2012-07-18

출처:인재경영 2006.12월호 


경력개발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항상 현재에 살고 있다. 그리고 현재와 분리되어서 사는 사람은 없다. 과거를 추억할 때도 미래를 꿈 꿀 때도 그것은 항상 현재 기준에서의 지난 일이고 또 다가올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늘의 현재는 곧 어제의 결과임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내일은 곧 오늘의 결과일거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연기(緣起)’나 몇 년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Matrix’라는 영화의 핵심 소재인 ‘인과관계(Causality)’라는 개념을 심각하게 따져 볼 필요도 없이, 누구라도 이 명쾌한 진리를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어제의 내가 과음을 했다면, 오늘의 나는 시체놀이를 할 수 밖에 없고, 오늘의 내가 열심히 공부한다면, 내일의 나는 적어도 오늘보다는 실력이 향상될 거라 기대해 볼 수 있다. 결국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든 나이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만들어 나갈 나인 것이다. 바로 여기에 경력개발의 핵심이 있다.
사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현재까지 만들어온 경력과 앞으로 만들어 나갈 경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는 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대량해고, 구조조정, 명예퇴직 등의 단어들이 범람하게 되면서 내가 언제라도 조직에서 쉽게 분리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그 정도가 심화되었다. 물론 이는 무경계의 범세계적 경쟁격화라는 현실 속에서 기업이 그 생존의 수단으로 유연한 조직구조 및 인사관리 제도를 실천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필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들은 기업에게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즉 종신고용이 보장되던 시대에는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강한 소속감과 충성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조직에 대한 헌신보다는 노동시장에서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높이기 위하여 자신의 경력개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Arthur가 1994년 The Boundless Career : A New Perspective for Organizational Inquiry라는 저작에서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경력개념 자체가 기업이 구성원들을 보살펴 주고, 개인이 일생 동안 한 직장에서 근무하였던 평생고용의 경력개념으로부터 구성원 스스로 경력에 책임을 지고,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업무수행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전문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야 하는 인력개발의 경력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와 맥을 같이 한다.

결국 오늘날의 기업들은 위와 같은 변화를 인식하고, 개인의 경력목표에 부합되는 경력개발이 가능하도록 조직분위기와 다양한 제도 및 장치들을 마련해 줌으로써 개인과 조직이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게임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경력계획과 Career Path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늘날의 경력개발은 조직과 개인의 Win-Win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은 소속 구성원을 인적자원(Human Resource)으로 인식하면서, 그것도 소모적 자원이 아닌, 지속적 성장의 동력으로 파악함으로써 현재의 잠재력을 미래에 꽃피도록 할 수 있는 이른바 체계적 경력개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경력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미래에 대한 대비이다. 따라서 현재의 시간을 효과적/효율적으로 할애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계획 없는 개발은 자칫 ‘이 산이 아닌가 보다’라는 실로 되돌릴 수 없는 미래를 맞게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력계획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 경력의 목표가 필요하다. 둘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 셋째 단계별 소요 시간이 파악되어야 한다. 넷째 주요 단계별 요구사항(Requirement)이 무엇인지가 명확히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직원들의 올바른 경력계획을 위해서는 위의 네 가지 요소들이 체계화되어 공식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이 곧 Career Path이다.
Career Path는 해당 업무 분야의 최종 경력 Goal (例, 해당 분야의 팀장 Level) 에 도달하기 위한 최적의 직무 경험 방식을 경력 단계별로 기술한 Career Map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최종 경력 Goal’은 조직이 구성원에게 원하는 모습이면서 동시에 구성원이 가야 할 목표로, 양자간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최적의 직무 경험 방식’은 최종 경력 Goal에 도달할 수 있는 일종의 지름길로서 조직 내에서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타당한 길이어야 한다. 그리고 ‘경력 단계별’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의 개념 상에서 인식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순서와 시기가 있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러한 Career Path를 통해 기업은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사람이 필요한 지를 명확히 Communication 할 수 있으며, 구성원은 자신의 경력 목표를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게 된다. 

 

Career Path의 설계 방식


Career Path를 설계하는 데는 상상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앞서 이야기한 조직적 공유와 타당성을 확보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일단 Career Path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이 어떠한 인재를 원하는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전적으로 산업내 인적 경쟁우위가 무엇으로 결정되느냐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전문화된 인력(Specialist)이 필요한지, 혹은 올라운드 플레이어(Generalist)가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구분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인재상 및 인력육성 전략과도 연계된다.

 

그런데 한 단계만 더 내려가다 보면, 조직 차원에서의 성장 모델이 업무 단위에서는 보다 분화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즉 어떤 업무는 전문형 인재가 필요하고, 또 어떤 업무는 다양한 경험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면 나름의 유형을 도출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곧 조직 내 존재하는 경력성장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자면 결국 주요 업무 분야별로 어떠한 경력성장모형이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여기에는 정성적 기준과 정량적 기준이 동시에 적용된다. 이를테면, 정성적 기준은 해당 업무의 우수성과자가 판단하는 것이고, 정량적 기준은 드러난 Data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량적 기준을 체계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 바로 직무조사이다. 근래에 와서 많은 기업들이 직무조사를 통해 직무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무체계를 육성의 근간(Backbone)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무 수행의 요구조건을 상세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고, 이렇게 정의된 내용이 곧 Career Path 설계의 핵심 Input이 된다.

또한 Career Path 설계를 위해 반드시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 해당 직무의 선행 직무 경험과 후행 직무경험이다. 즉 해당 직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 미리 경험해야 하는 직무는 무엇이며, 또한 현 직무 경험이 향후 어떠한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이동 가능 업무 분야 Matrix를 구성하면, 이를 Career Path 설계의 기초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생각해야 할 점은 이동 가능과 이동 권장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동 가능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이동할 수 있다’이며, 이동 권장은 ‘이동할수록 좋다’이다. 특히, 이동 권장의 연결은 곧 Fast Track이 되며, 이는 핵심인재 관리에 중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Career Path에 기반한 경력개발


경력성장모델 판정 결과와 이동 가능 업무 분야 Matrix, 그리고 이동 가능 직무와 이동 권장 직무에 대한 정의를 기반으로 Career Path를 설계하고 나면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운영의 핵심은 결국 Plan – Do – See이다. 여기서 Plan은 자기개발계획서 작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구성원이 자기개발계획서를 의미 있게 작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차원에서 Career Path를 명확히 제시해주어야 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육성체계를 동시에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 특히 운영의 핵심은 HR 부서가 아니라 해당 구성원의 육성을 가까이에서 책임질 수 있는 부서장이 되어야 한다. 직원은 다른 길을 가고 싶은데, 부서장이 이를 몰라주거나 무시한다면 해당 직원은 그 부서장을 경력 개발의 장애물로 인식하고, 아예 경력개발을 포기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계획이 수립되었다고 해서 모두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성장할 수는 없다. 이동의 경우는 특히 그러한데, 이는 조직 내 존재하는 직무의 수가 항상 제한적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예를 들어 조직 내 조명 받는 핵심 직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런데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그 직무를 수행하고 싶어한다. 결국 여기에 개입되어야 할 것이 바로 ‘경쟁원리’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원리는 구성원의 좌절보다는 더 강한 개발 욕구를 자극해야 한다.
그리고 정당한 노력이 투입되었음에도 그것이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활동 과정을 평가하고 잘못된 이유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곧 육성활동 평가인데, 이는 부서장 혼자 책임질 것이 아니라 HR 부서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이동 등 HR Action은 결국 HR 부서의 명확한 기준 제시와 운영 상의 공정성이 구성원들에게 설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종합해 보면, Career Path는 새로운 경력개발 패러다임에 대한 동의 속에서 조직과 구성원의 합의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설계 내용의 타당성과 운영상의 일관성이 Career Path 기반 경력개발의 핵심성공요인이 된다. 몇몇 기업들에서 애써 설계해 놓은 Career Path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고 결국에는 사장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를 간과했기 때문임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Insightgroup 이사
최 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