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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Focus on - 'One Best Way'는 없다
2019-03-27

'One Best Way'는 없다   

(출처 : 인재경영 2019년 4월호​)  

 

 

 

나는 반성한다 

15년도 더 지난 과거의 H사 프로젝트 사례이다. 구성원 1,500명으로 전자 부품과 모듈을 생산하여 국내와 해외에 판매하는 조직이었다. 대기업의 한 사업부로 15년간 운영되다가 외국 자본에 매각되었다. 기존 사업본부장이 최고경영자가 되고 모든 조직은 그대로 승계되었다. 외국 자본이 최대 주주가 되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접목하려고 인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직무를 정의하고 평가하여 직무등급을 만들어 직무급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보상체계가 이루어졌다. 더불어 성과관리 시스템도 전형적인 성과주의 사고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프로젝트 종료 후 전 직원을 강당에 모아 놓고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당시 유행하던 GE의 활력곡선(Vitality Curve)를 설명하였고 Meritocracy를 강조하였다. 상대평가로 우수 인재를 선별하여 보상하고 저성과자는 기회를 주되 개선이 되지 않으면 별도의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한 그 기준으로 KPI와 역량을 구성하여 개인별로 평가하는 성과관리 제도를 만들었다.
‘One Best Way’, 마치 100년 전에 ‘과학적 관리법’으로 일약 스타가 된 테일러의 설명과 같은 내용이다. 직무를 표준화하는 것이 가장 효율을 높이는 것이고, 효율이 증가하면 생산성이 증대되고 그 결과 높은 임금을 제공할 수 있어 모두에게 좋은 길이라고 테일러는 주장하였다. 직무를 수행하는 가장 효율적인 ‘하나’의 방법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H사에 도입된, 1년을 기준으로 하는 KPI와 상대평가를 통한 직무중심 Merit System은 당시의 One Best Way였다.


그로부터 수년 후인 2009년 1월 1일자 조선일보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교수의 글이 실렸다. 미국發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소용돌이로 몰아넣는 시기였다. 그는 그로부터 10년 전에도 아시아 금융위기, 우리의 IMF를 예측해서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그는 2009년 위기의 원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월가의 문제는 머니 매니저(Money Manager)에 대한 보상체계에 있다. 부패와 위험을 부추기는 제도다. 수수료에다 이익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하는 계약서는 미래에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위험이 있더라도 당장 이익이 커 보이는 쪽에 투자하도록 만든다.”
단기 성과주의와 KPI 설정에 대한 비판이다. 3년 후인 2012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0년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성과관리 제도라고 지목하였다. 모든 부서의 구성원을 성과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Stack Ranking이 문제였다. 고성과자에게는 보너스와 승진을, 저성과자에게는 퇴출을 안기는 제도이다. 이 제도로 인해 주가가 곤두박질쳤다고 믿고 2013년 공식 폐지하였다. 익스피디아, 어도비 등도 동참하였다.
앞의 H사는 제조업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를 수 있으나 결국은 당시의 One Best Way를 도입하였다. 돌이켜 보면 과연 그것만이 유일한 길이었는지 반성한다. 

 

 

 

동기이론의 보완이 필요하다


H사의 사례에서뿐만 아니라 그때나 지금이나 인사컨설팅사에서 제시하는 해답의 유형이 비슷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몇 가지의 동기이론이 있다.
가장 근저에는 Vroom의 기대이론이 있다. 높은 수준의 노력이 좋은 성과평가를 가져오고 좋은 평가결과는 보상의 상승을 이끌며, 이 보상은 구성원의 개인 목표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믿을 때 구성원은 높은 노력을 발휘하도록 동기부여된다는 이론이다. 여기에 공정성 이론(분배, 절차, 상호작용)이 더해지고 목표 설정 이론이 얹어져서 통합된 모델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근거하여 성과관리 메커니즘을 구성한다. 대부분의 학자들도 인정하듯, 이 이론은 보통의 성과자들이 그럭저럭 일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하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는 구성원의 특징을 설명하고 최근 인력의 동기 특성을 반영하지는 못한다. 탁월한 성과를 내는 조직을 분석한 책을 쓴 닐 도쉬와 린지 맥그리거는 다음과 같이 ‘동기부여’를 다시 해석한다. 

존경받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보상과 위협이 아닌 직원들이 일터에서 즐거움, 일의 의미, 일의 성장 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방법이 동기부여의 가장 훌륭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이를 ‘직접동기’라고 하며 성과를 높여준다고 하고, 정서적 압박감·경제적 압박감·타성을 ‘간접동기’라고 하며 이는 성과를 떨어뜨린다고 한다. 정서적 압박감은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공부하는 등 일을 하는 이유가 더 이상 일 자체 때문이 아닌 상황이라고 한다. 경제적 압박감은 보상을 얻고자 하거나 처벌을 피하고자 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직접동기’를 강화하고 ‘간접동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조직문화를 관리하여야 한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스타벅스, 애플스토어 등이 대표적인 우수사례라고 한다. 전통적인 동기부여 이론을 보완하거나 일부 수정하여야 할 시사점이 있는 주장이다.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


닐 도쉬 등은 또한, 성과를 계획대로 잘 수행하는 ‘전술적 성과’와 계획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대처하는 ‘적응적 성과’로 구분한다. 전술적 성과는 ‘생산성, 효율성, 통제’이며 우리는 100년간 전술적 성과를 관리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여 왔다고 한다. 반면 전술적 성과로는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에 대응할 수 없기에 적응적 성과가 중요하지만 측정하기가 곤란하여 그동안 등한시되어 왔다고 전한다.
아울러 성과평가 캘리브레이션이라는 장치와 예측 성과관리 시스템(Predictive Performance Management) 같은 새로운 성과관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성과평가 캘리브레이션이란, 경력 사다리의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논의하고, 전술적 목표와 적응적 목표 달성 정도를 측정하여 성과가 향상되는 영역과 정체된 영역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세션이다.
예측 성과관리 시스템은 과거의 업적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뛰어난 성과를 보일 인력을 선별하는 제도이며 성과데이터와 조언, 카운슬링 제공을 주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전술적 성과관리의 정교화가 우리가 강조해 왔던 성과주의의 핵심인데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의 성과관리는 직접동기를 강조하기보다는 간접동기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절름발이 성과관리인 것이다. 적응적 성과를 측정하고 보완하여 균형 잡힌 성과관리가 요구된다.

 

 


구성원 의식의 변화와 성과관리


한 유튜브에서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자기의 노력이 배반당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채용 비리에 그렇게 흥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내 노력이 배반당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어느 일간지 칼럼에서는 젊은이들이 느끼는 감정이 ‘억울함’인 것 같으며 그래서 ‘탈조선’, ‘헬조선’이라는 조어가 나온 것이라 추정하고 젊은 꼰대(세대는 같으나 운이 좋아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고 동료들을 훈계하는 청년)를 가장 미워한다고 한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극도의 개인주의가 팽배하다고도 한다.
20년 전 어린이 축구교실 선생님에게 들은 말이다. ‘과거에는 패스하라고 하면 동료에게 패스를 했는데, 요즈음은 골키퍼만 빼고 공만 잡으면 패스 없이, 본인이 아무 곳에서나 혼자 공을 몰고 가서 슈팅하려 하고, 수비수는 아무도 안 하려고 한다.’ 이때의 초등학생들이 지금 밀레니얼 세대의 한 복판에 있다.


경영전략가 돈 탭스콧이 분석한 8가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자유를 중시한다 2)개인의 취향이 강조된다 3)철저한 조사능력 4)성실하고 약속을 지키며 선한 일을 하려 한다 5)협업에 익숙하다 6)일도 즐거워야 한다 7)속도 8)혁신을 사랑한다. 우리나라 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1)가시적인 보상 2)성장 3)일과 삶의 균형 4)수평적 의사소통 5)선택의 자유 중시가 특징이라고 한다.
인사담당자의 눈에는 동기부여 요소가 무척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직의 35세 이하의 세대가 여기에 속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도 거의 비슷하였고 한 날, 하나의 입시로 입학 가능 대학이 결정되고 나이와 위계에 익숙한 조직의 리더들에겐 곤혹스러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고등학교도 다양하고, 학교와 전공의 숫자만큼 많은 대학 입학 경로를 통하여 입사한 구성원의 동기를 자극하여 성과를 만들어 내야하는 리더는 더 현명해져야 한다. 우리 인사담당자들은 리더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술적 성과관리와 적응적 성과관리를 도입하여 동기수준을 극대화하는 균형 성과주의를 찾아야 한다. One Best Way는 없다. 

 

 

 

고소금밀 선졸후교(古疎今密 先卒後巧)


‘무릇 옛 것은 엉성하고 이제 것은 치밀하며, 같은 물건이라도 먼저 나오는 것은 유치하나 이제 것은 교묘하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의 말이다. 지금의 방법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기억하되 늘 새로운 해법을 연구해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을 다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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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