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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Special Report - 평가방식을 다시 논하다
2018-10-02

평가방식을 다시 논하다 

(출처 : 인재경영 2018년 10월호​)  

 

 

상대평가, 만능주의를 벗어나다


노동연구원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67%가 평가등급 강제할당 방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3년 ‘WorldatWork’의 서베이에서는 2009년 49%에 이르던 강제할당 방식 사용 기업이 2013년에는 12%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Ernest O’Boyle Jr. 등이 198개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연구대상 중 94% 그룹의 성과는 정규분포가 아닌 Long-tail 분포를 따르는 것으로 조사된 결과도 있다. 이외의 여러 실증적인 자료에 따라 국내의 한 통신사는 [그림 2]와 같은 절대평가의 구조로 소수의 O등급과 소수의 U등급만 운영하고 있다.

                   
                                

                                [그림 1]                                                                                     [그림 2]


조직은 우수한 일부와 대다수의 보통 인력, 그리고 남은 일부의 저성과자로 구성된다는 Vital Curve를 오랫동안 사용하였던 GE도 2015년 상대평가인 Stack-Ranking을 폐지하고 절대평가로 전환하였다. 평가의 목적을 차별적인 보상에서 역량개발로 설정하고 PD@GE 앱을 활용하여 업무수행시 수시로 피드백하는 시스템과 상시 평가체제로 전환하였다.

 

Morgan Stanley도 2016년, 기존 정량적인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평가자는 평가항목별로 피평가자를 가장 잘 표현하는 형용사를 선택하여 피평가자에게 피드백을 실시하는 형태로 전환하였다. 

 

 

평가주기의 다변화


절대평가의 도입과 함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평가 주기의 다양화이다. 일년에 1~2회 평가하는 관행에서 연간 4회 이상 수시 평가를 하는 조직이 늘어나고 있다. Netflix에서는 수시 다면평가를 실시하여 집중하여야 할 업무와 폐지하여야 할 업무를 논의하는 등 피드백 중심으로 성과관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Deloitte도 Performance Snapshot을 통한 상시평가를 운영하며 평가 문항도 ‘판단’이 아닌 향후의 ‘의도’로 전환하고 평가문항 및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였다. 평가주기를 다양화하는 것은 구성원의 의식 특성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 신규 인력의 다수를 차지해가고 있는 스마트폰 세대라고 불리는 구성원들의 의식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이 세대는 스마트폰이 나온 시기에 청년시기를 맞은 사람들로, 현재 우리나라 나이 기준으로는 87년 이후 출생한 세대와 일치한다. 이들의 특징은, 라이프 스타일의 한 구성요소로서 일을 대하고 재미를 추구한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멀티태스킹에 익숙하여 게임하며 일을 하거나 전자기기 채팅과 문서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가장 시사점이 있는 것은 이 세대의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작업 그룹 내에서의 소통과 인정, 즉각적인 피드백을 원하며 코칭을 받으면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런 피평가자의 특성을 반영한 것 중의 하나가 평가주기와 횟수의 증가이다. 이런 변화를 성공시키기 위한 과제는 평가자의 의식과 행동 변화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평가자는 이들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평가 요소의 다양화


성과를 역량과 업적의 합으로 인식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으나 업적보다는 역량 측정에 좀 더 비중을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역량을 측정하는 방식도 상시평가 중심에서 다면평가와 역량 진단을 활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우선, 요소를 보면 KPI 중심의 정량적인 지표 활용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개발 직군의 경우 실력, 성취, 팀워크 등의 정성적인 지표와 본부 고유항목을 추가하여 측정하고, 일반직군을 목표수립 가능부서와 불가능 부서로 나누어 사전 업무 목표의 달성 여부 측정과 사후 업무 수행 결과를 정성적으로 측정하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지표를 결과중심, KPI 중심으로 운영하고, 복잡하고 지표가 많으면 피평가자의 성과를 보다 공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믿음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국내의 모 기업은 동료평가 항목을 ‘배울 점이 많고, 계속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입니까?’등을 포함한 항목으로 구성하여 10~20명의 동료 평가자를 추천하고 본인과의 협업도를 상/중/하로 지정하여 동료 피드백을 반영하고 있다. 동료들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역량 중심이기도 하고, 과거에는 역량 지표에 협업 관련 지표를 사용하는 반면 최근에는 평가 과정 상에 동료를 추가하여 협업을 유도하기도 한다.  

 

 

평가 등급 확정 절차의 변화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조직에서도 많은 회사들이 기계적인 등급 도출 방식에서 논의를 통한 평가 등급 확정 방식으로 이행하고 있다. 국내의 한 대기업은 1차 평가를 통하여 잠정 평가 등급을 상(30%), 중(50%), 하(20%)로 설정한 후에 그룹 평가 토의 세션(Calibration Session)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상’에서 S(10%)를 선정한다. 그리고 ‘하’에서 하위 C/D(10%)를 설정하고 ‘상’의 인력 중 S등급을 제외한 인력과 ‘중’ 인력 중에서 A(20%)를 선정하고 나머지 인력에게 B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평가등급을 강제 할당하기 위해서는 1차 평가자의 점수와 그 비중, 2차 평가자의 점수와 비중을 정하여 합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차 평가자와 2차 평가자의 측정 결과가 다를 경우에는 피평가자에게 피드백하기가 어려워지므로 이런 토의과정을 통하여 1차 평가자의 시각과 주장을 반영하고 2차 평가자의 의견을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앞에서 보았던 통신사의 사례와 같이 아주 우수한 일부와 저성과자 일부만 강제 할당 없이 절대적으로 인식하여 등급을 산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의 관습을 벗어나야 

 

‘역주 목민심서’에는 ‘지금 여기서 정한 考功法이 어찌 이와 다르겠는가, 시험삼아 전라도를 들어 말하자면 50명의 수령이 이 해의 말의 고과에서 下등에 5명이 있을 줄 분명히 알면 두렵고 두려워 혹 그 구렁에 빠질까 조심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며, 이 해의 말의 고과에서 上등에 5명이 있을 줄 분명히 알면 열심히 부지런히 하여 혹 저 언덕에 오를까 바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두려울 바도 없고 희망할 바도 없음이 오늘날의 그것과 어찌 같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관리 대부분에게 중간 등급의 평가를 내리던 기존의 관행을 비판하며 동기부여와 신상필벌을 위하여 상대평가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한편, 유발 하라리는 인류가 지구의 변화와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하여 변하지만 파충류나 동물과는 다르게  ‘‘본능적으로 ‘우리’와 ‘그들’의 부류로 나누고, ‘유연한 협력’이라는 도구로 집단을 만들어’’ 다른 종들을 지배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협력이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과 번영을 이루게 한 본질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과는 경쟁하지만 우리끼리 협력하여 생존하여 왔다고 한다. 종을 단위로 한 협력을 이야기하지만 다른 단위에 대해서는 협력과 경쟁의 조화가 필요할 수 있다. 경쟁을 통한 환경 적응으로 생존을 이어가기도 한다.


상대평가가 협력을 저해할 수는 있으나 모든 조직에서 상대평가를 없앤다고 협력이 증대되지는 않는다. 관료조직과 위계적 조직에서의 서열화와 상대화는 조직의 운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영역이다. 동기부여를 위한 여러 연구에서도 상대평가가 협력 동기를 떨어트리는 직접적인 요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이론들이 WEIRD, 즉 서구의(Western), 배우고(Educated), 산업화되고(Industrialized), 부유하고(Rich), 민주적인(Democratic) 사회에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여서 2018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위에서 사례로 언급한 대부분의 조직은 미국 중심 글로벌 조직이거나 국내 ICT와 관련된 산업에 속하여 있다. 인적자원 환경이 우리와 사뭇 다른 미국은 외부 노동 시장이 열려 있고 잘 발달되어 있고 보상의 유연성도 우리와는 다르다. ICT산업의 경우, 제품 주기가 짧고 협업이 조직 내부와 외부 차원에서 다양하게 요구되어지는 특징이 있어 여타의 조직과는 조직 운영방식이 다를 수 있다. 또한, 조직도 하나의 유기체로 보면 성장 단계가 있는데, 일정한 수준의 규모에 이르면 관료화가 필요하고 자연스럽게 위계적이 되며 구성원을 서열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약용의 주장대로 상대평가를 엄격하게 하여야 한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든지간에 공통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요소가 세대의 특성임은 분명하다.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인력들이 대부분 ‘스마트폰 세대’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고, 이들을 동기부여해야 하며 현재 리더들과 차이에 따른 다양성 관리도 중요한 과제이다.


트렌드가 없다는 트렌드와 베스트 프랙티스가 없다는 베스트 프랙티스만 존재한다. 성과를 내기 위하여 협업이 필요하고, 협업을 유도하기 위하여 인사 운영 시스템을 설계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명제이나 조직의 발전 단계, 산업 특성, 리더의 철학, 구성원의 의식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우리 조직만의 고유한 시스템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One size fits all’은 없다.

 

 

 

 

 

인싸이트그룹

 

오승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