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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경영] Cover Story - 2018년 HR, 여우 같은 지혜 필요
2018-01-11

2018년 HR, 여우 같은 지혜 필요

(출처 : 인재경영 2018년 1월호​)  

 

 

‘유구무구(有構無構)’

자세가 있으면서도 자세가 없다는 말로, 2018년을 준비하는 인사담당자의 마음가짐으로 주문하고 싶은 사자성어다. 언뜻 보면 상당히 모순된 지침처럼 보이겠지만, 이 말은 규칙이나 원칙, 기존 틀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수시로 대처, 더해서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금 왜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한지는 HR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그렇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전통적인 기업의 인력관리 방정식을 무력화시킬 이슈가 더없이 많은 해로, 인사담당자에게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그야말로 도전의 해가 될 것이다. 가보지 않는 길, 다듬어지지 않은 길을 가야 할 때는 무엇보다 노면 상황에 따라 주행모드를 달리할 수 있는 유연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HR 분야에서만 30년 가까이 내공을 쌓아온 오승훈 인싸이트그룹 대표 또한 “2018년은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사람 중심 경제 그리고 이를 위한 일자리 정책(비정규직 축소,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이 본격 전개되는 해로, 인사담당자에게는 그간 다루지 않았던 이슈를 다루어야 하는 도전이 필요한 해”라며 “각종 이슈들이 현실이 되는 것을 전제로 새 판을 짜는 데 집중,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여우같은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각종 이슈들이 인사관리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 즉, 어떻게 대비하고 대응할 것인지, 어떤 전략으로 새로운 질서에 혼란 없이 대처해 나갈 것인지 등 HR이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국내 대표‘HR Man’으로 통하는 오 대표를 만나 2018년 HR,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2018년은 그 누구보다 인사담당자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다. 올해 인사담당자들이 챙겨야 할 HR 중점 과제를 짚어 달라.

그렇다. 이전 정부와는 사뭇 다른 정책기조를 가진 새 정부가 출범했고, 더욱이 올해는 새 정부의 정책들이 본격 이행되는 시기로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살피고 챙겨야 할 이슈들이 많다. 이에 더해 요 몇년간 이어진 저성장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키워드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HR담당자에게는 올해가 도전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 HR이 집중해야 할 이슈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그 가운데 중요도를 기준으로 몇 가지만을 꼽는다면, 먼저 현재 공공 영역에서 아웃소싱으로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직종·인력군의 인소싱으로의 전환을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른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HR에서는 회사 내 아웃소싱 인력을 대상으로 법률 Risk에 대한 진단을 면밀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실제 인소싱으로 전환 시 해당 직종·인력군에 대한 체계적인 HR제도 실행도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는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비단 법규상의 제한뿐 아니라 이는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로 조직에서 관심 있게 챙겨야 하는 이슈이다. HR에서는 회사에 대한 기대와 성장 욕구가 세대 간 다름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이들 계층의 특성을 고려해 인사 운영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하는 방식 또한 인사담당자가 방향을 분명히 세워야 할 과제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근로시간이 줄게 되고 휴가 사용이 좀 더 자유로워질 것이므로 이에 맞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요컨대, 전체 직원을 하나의 틀에 맞춰 관리할 것이 아니라, 직군/직 종/직무별로 인사제도를 차별화하듯, 세대별 특성까지 감안하여 인사제도의 맞춤화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직무급으로의 전환을 검토해 볼 시점이다. 저성장,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직종의 다양화에 따라 연공 중심의 획일적인 보상 정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직무급은 국내에서 오랜 난제로 여겨져 왔으나, 새로운 보상 기준의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여러 이슈 가운데 최대 HR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울러 이에 대한 처방전도 함께 제시해 달라.

전체 기업으로 보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대응이 최대 HR 과제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영향이 적을 수 있겠지만, 국내 기업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기반 중소·중견 기업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대처하기 까다로운 이슈이다. 설비 투자를 통한 효율화가 쉽지 않고, 납기 준수를 위한 생산 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인데 아마도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파열음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저임금 이슈도 대기업보다는 중소, 중견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글로벌 기업 수준을 유지하거나 또는 쫓아가기 위하여 일하는 방식의 개선이 시급히 요구된다. 핵심은 ‘급변하는 시장과 기술 환경하에서 고객의 니즈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갖췄는가?’이다. 대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실리콘밸리 웨이’, ‘스타트업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민첩한 조직문화에 대한 가시적이고 강력한 모델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이 이쪽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스타트업 컬처 혁신을 선포하고, 경직된 관료주의 문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관행을 버리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유연한 조직문화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선포했다. 국내의 ‘스타트업 컬쳐 혁신’이나 미국 GE의 ‘Culture of Simplification’ 사례를 주목해 보아야 한다.

 

근로시간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과 속도를 법에서 획일적으로 정하지 말고 최대한 노사의 자율적 협의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 리가 적지 않은데.

근로시간 단축은 법정 근로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4.0 시대에 요구되는 일하는 방식으로의 개선·진화를 강조하는 것이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미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 전략, 스마트공장 혁신 등의 도입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미 일하는 방식의 개선과 디지털 혁신 등을 강조 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대응하는 데 큰 무리가 없겠지만, 그외 많은 중견·중소기업들에게는 이에 대응하기가 적잖게 부담될 것이 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산업에 획일적으로 디지털 혁신·스마트 기술 활용을 적용하는 것이 효율화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역할은 큰 틀에서 담론을 제시하고 내부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 한해서 디지털 혁신을 지원해 주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단, 단순히 규모 중심의 획일적 모델로 기업의 고유 특성과 경쟁력을 훼손시킬 우려는 없는지, 직무·산업 특성에 대한 고려가 좀 더 필요하지는 않은지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고, 이는 좀 더 기업들의 자율적 대응과 변화에 기대해 보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시장에만 맡겨 둔다면 노동 환경의 질적 측면에서 양극화가 발생할 우려도 있어 정부에서 단순 규제 중심의 드라이브보다는 역량이 미흡한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 개선 지원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줄어든 근로시간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HR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노동시간 중심의 인사관리에서 노동의 질 중심의 인사관리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비단, 창의적인 아이디 어를 통해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기업과 직무뿐 아니라 좀 더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도 단순히 책상이나 작업장에 있는 시간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는 없음을 이해하고, 노동의 질과 결과 중심으로 성과 관리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지향하되, 단기적으로는 직원들의 업무량과 업무의 질적 측면에 대한 분석을 통한 업무배분 조정 및 효율화 방안이 우선되 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직원들의 업무성과의 질적 측면을 측정하기 위한 수시 성과관리체계 구축과 업무의 특성과 가치 중심 보상체계 등의 제반 인사제도가 연계되어야 한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력 부족의 우려가 있는 중소 규모 사업장들의 경우, 향후 설비자동화등 업무개선뿐만 아니라, 인사정책개선·근로환경개선 등을 통한 인재의 채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채용 방식‘, 블라인드 채용’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시행 초기인 만큼 여기저기에서 시행착오가 눈에 띈다. 블라인드 채용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HR 과제를 짚는다면.

블라인드 채용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큰 원칙은 ‘기회는 오픈하되, 검증은 강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스펙이 좋은 범용 인재를 뽑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해당 직무를 중심으로 역량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적격 인재를 뽑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채용 관행의 중요한 차이가 여기에 있다. HR에서는 직무 중심의 선발 단위, 기준, 도구를 완비하여야 한다. 선발 도구 차원에서는 특히 구조화 면접과 인턴십을 강조하고 싶다. 구조화 면접은 언제나 선발의 핵심 도구이며 예측 타당도가 가장 높은 선발 도구중 하나이다. 인턴십은 일을 통한 심층적 검증이 가능한 전략적 도구 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의 인턴십 실태 조사를 보면 인턴 선발 시에는 불가피하게 스펙을 중시하는 반면, 정식 채용 시에는 실무 역량 기준의 선발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저성장기 인재육성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저성장기 인재육성에서는 무엇보다 리더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저성장기를 지나면서 리더의 부재로 인하여 지속 성장의 동력을 훼손하게 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리더의 육성은 최고 경영 층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기업의 안정적인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하여 중간관리자층에 대한 육성도 함께 투자되어야 한다. 또한 성장 분야에 대한 역량 확보를 위해 내부 직원의 재교육(Reskilling)도 중요하다. 성장 분야에 대한 외부 인력 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의, 혁신은 이제 두말할 필요 없는 이 시대 경영 키워드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모습은 이와는 상반된 무사안일, 보신주의, 획일주의 등의 경직된 관료주의가 중심을 채우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좀처럼 관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와 함께 해결 책을 제시해 달라.

리더의 생각이 바뀌지 않아서다. 즉, 변화하는 방식이나 방향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전개되어야 하는데 그 방식이나 방향이 몇몇 리더의 생각대로 다시 말해, 과거의 방식으로 변화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 관련 주제로 기업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겉으로는 조직 문화를 바꾼다고 하면서 실상은 임원이나 팀장 등의 의사결정자 생각을 그대로 반영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하곤 한다. 의사결정자가 생각하는 일하는 방식을 전제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맞추려다 보니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이다. 누구보다 리더가 변해야 한다. 직원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찾아서 큰 문제가 없으면 그대로 가야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 지시형으로 ‘혁신하라’, ‘스마트하게 일하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문제다. 혁신은 자발성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껍데기가 아닌 본질에 집중해야 하는데 여전히 우리 기업들은 이 부분이 많이 약하 다. 기업들 컨설팅을 하면서 항상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바뀔 것은 당신인데, 왜 직원들한테 바꾸라고 하느냐?”이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겠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요즘 친구들의 일하는 스타일이나 사고방식이 무엇일까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그것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리더의 생각을 전제로 현재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A에서 B로 바꾸고 싶어 한다. 이러한 황당한 메커니즘이 우리 기업들이 좀처럼 변화하지 못한 이유이다.

더하여, 조직과 직무의 성과 및 역량에 대해 여전히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것도 문제이다. 내가 잘한 것에 대해 공정히 평가받고 보상을 받는다는 인식보다는 나섰다가 자칫 잘못하기라도 하면 인사관리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서다. 이런 인식은 결재라인의 복잡화와 빈번한 협조회의, 더 두껍고 예쁜 보고서 등 과정상에서 남들에게 관찰될 수 있는 형식지를 양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리더로부터의 실질적 변화를 담보할 수 있는 변화관리 체계와 리더들의 객관적 평가를 위한 공정한 인사관리 체계, 성과 중심의 수평적 인사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은 효율을 따지게 되어 있다. 그만큼 인력운영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데, 저성장기, 인력운영계획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과거 저성장기 인력운영계획은 무조건적인 다운사이징과 채용 축소로 귀결되었으나 이는 결과에 따른 수동적 인력관리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미 많은 국내 기업들은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운영하며 상시적으로 인력을 관리하고 선별할 기반은 갖추고 있다. 즉, 성과주의 인사제도 기반의 상시적이고 능동적인 인력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비전과 전략 달성을 위해 조직이 확보해야 할 핵심 역량과 수준에 대해 인지하여 최소한 3~5년 이후를 고려한 인력계획을 수립하고 핵심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향후 인사담당자들이 조직 역량에 대한 측정과 관리,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합의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비전과 전망에 대해 이해시키고 조직이 원하는 인재로 성장 하여 적절한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효율적 개선과 변화관리 활동에 대해 적극적 지지와 참여가 가능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국은 모든 이슈가 우리 기업의 일하는 방식의 문제로 귀결이 되는 듯하다. 우리 기업들의 일하는 방식 개선 방향을 짚는다면.

회의 문화, 보고 문화, 야근 등 조직 문화 혹은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고민을 조금이라도 해본 조직이라면 캠페인 등 다양한 개선 노력을 이미 해봤거나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하는 방식 의 이슈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개선의 방향성보다는 개선 방식의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을 개별 사건에 대한 접근을 통해서 순차적으로 솔루션을 도출하고 적용한다면 초단기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있겠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하고 머지않아 기존의 상황으로 원상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는 문제시되고 있는 일하는 방식에 순응했었고 이를 본의 아니게 주도하고 있는 리더 계층의 사고/행동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 리더뿐만 아니라 실무자들 또한 변화 과정에서 관성에 따라 익숙하고 편의적인 방식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Big Bang식으로 변화의 폭이 크고 빠른 전개를 가질 필요가 있으며, 강력한 Driving Force (Ex. CEO 주도)를 확보해야 한다.

 

상대평가제도의 대중화를 이끈 GE나 Microsoft 등이 수시평가 방식으로 변화를 택하면서 우리 기업들 사이에서도 평가제도를 다시 설계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데, 바람직한 평가제도 설계및 운영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

성과관리라는 보다 광의의 틀에서 이야기한다면,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변화들은 결국 육성이라는 성과관리의 본질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진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다만, 기업들은 수시평가라는 틀혹은 방법론의 섣부른 도입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평가자에게 큰 부담을 지우고 이에 따라 제대로 된 피드백이 되지 않는 또 다른 악순환의 시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틀이 아닌 생각과 인식의 전환 이다. 성과관리의 목적 즉, ‘일을 통한 육성의 Cycle’이 멈추지 않고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 틀이 무엇이든 리더와 구성원 간 건설적인 피드 백·소통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피드 백하는 리더, 자기 의견 개진에 소극적인 구성원으로는 어떤 성과관 리의 틀로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대전제를 기저에 두고 기업들은 자기 몸에 맞는 성과관리의 틀을 각자 개발해 나가야 한다. 우선 현재 성과관리제도에 녹아 있는 철학과 관점을 되짚어보고 실제 어떤 목적에서 운영되었으며 리더와 구성원에게 성과주의가 얼마나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 객관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산업, 업무 환경, 조직 문화, 리더와 구성원의 준비도 등에 따라 적용될수 있는 틀은 다르기 때문이다. 강제등급할당의 부정적 효과가 최근 부각되고 있다고 해서 치열한 고민 없이 절대 점수 부여로 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떤 제도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며,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에서 구동될 수 있는 성과관리 레시피를 찾는 것이다.

 

본지의 주 독자인 인사담당자들에게 중장기적인 HR 방향과 중점 과제에 대해 짚어 달라.

3년 정도의 시간을 가정하고 준비가 필요한 요소들을 생각해 본다면, 첫째, 사람에 대한 관리를 위한 거시적인 요소와 미시적인 요소를 분리하여 각각의 완결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거시적인 요소는 통상적인 인사제도부터 조직구조, 조직문화 등 구성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정책적 영역을 뜻하며, 향후 HR은 이에 대한 종합적인 기능을 확보하여 보다 통합적인 관점의 정책을 실시하고 실질적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미시적인 요소는 구성원 경력관리, 리더십 배양 등 보다 구성원 개개인 혹은 특정 집단에 타깃팅 된 활동을 뜻한다. 향후 HR은 개개인의 역량 배양과 몰입도 제고 혹은 세대·성별 등 특정 집단의 조직 내 융화를 위해 개별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서비스 기능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둘째, 데이터 Fluency 확보가 필요하다. 당위적 명목이나 선진기업 사례가 출발점이 아닌 우리 회사의 현황에 대한 정량적 근거를 기반으로 인사 정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급격한 기술 발달로 컴퓨팅 기술이 단순 계산과 편의 제공을 넘어 인싸이트를 줄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문 가뿐만 아니라 인사담당자들도 이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가치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이는 HR이 선입견이 아닌 팩트 기반의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될 것이다.

 

기업 인사/교육담당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 사업이 무엇이고, 리더는 어떤 가치관과 경영철학을 갖고 있으며 HR부서와 나는 무엇을 어떻게 조직에 공헌할 수 있는가를 고민 하여야 하며, 그 질문을 장기와 단기로 나누어 답해야 한다. 그러면 HR이 필요한 능력이 무엇이고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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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대표